-안전사고 분석 통해 건설업 경제민주화 유도 -계약자 직접시공 의무화…수평ㆍ협력 구조로 -근로자 임금보장 의무화로 고품질 공사 견인 -사고유발 하도급업체 5년간 공사참여 배제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서울시는 28일 건설현장의 ‘3불(不)’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오랜 관행으로 굳어진 수직ㆍ종속적 하도급 체계를 수평ㆍ협력적 체계로 바꿔 건설현장의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고를 유발한 업체는 서울시 공사에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생한 안전사고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워 건설업 분야의 경제민주화를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시가 발표한 ‘건설업혁신 3불 대책’은 하도급 불공정, 근로자 불안, 부실공사를 추방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 2013년 노량진 수몰 사고, 2015년 사당체육관 붕괴사고, 2016년 구의역 사고 등 최근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을 토대로 안전한 건설현장 구축에 무게를 실었다.
우선 원도급~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건설산업의 수직적ㆍ종속적 생산체계를 원도급(종합건설) 업체와 하도급(전문건설) 업체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구조로 혁신하기로 했다. 계약자 직접시공을 의무화하는 실명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시는 원ㆍ하도급자 간 불공정 행위를 없애고 부실시공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0년 도입됐던 ‘주계약자 공동도급’을 100% 적용키로 했다.
건설현장의 부조리와 안전문제는 예산과 연관이 깊었다. 하도급ㆍ재하도급으로 내려갈수록 예산이 줄기 때문이다. 업체는 인건비를 줄이려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하고 임금을 낮게 지급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시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 시행을 위해 건설사업관리자와 시공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생 자문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00억원 이상 규모의 공사는 시범사업을 진행해 문제점을 찾고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기술ㆍ시공 능력이 없는 부실업체나 수주한 공사를 하도급하는 페이퍼 컴퍼니 퇴출을 위한 ‘직접시공제’ 비율은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근로자의 저임금 행태가 부실공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시중노임단가 이상으로 적정임금을 보장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지급 의무사항은 시가 발주하는 공사의 입찰 공고 때 명시된다. 또 ‘대금e바로’에서 기존 총 지급액과 근무일수, 직종, 시중노임단가를 추가로 안내하고 문자로도 발송할 예정이다.
실제 건설근로자의 임금 수준은 열악한 상황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사장에 근무하는 6316명의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지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17%가 시중노임단가 미만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그간 원도급 업체에만 해당했던 공사참여 제재를 하도급 업체에도 적용키로 했다. 원도급 업체가 아닌 하도급 업체에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은 전국 최초의 시도다. 안전사고 발생시 5년간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 참여를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3불 대책’을 위해 시는 약 7개월에 걸쳐 시공 건설사, 현장 근로자, 전문가, 관련 단체 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9월에는 ‘건설업 혁신 대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 이번 대책에 포함시켰다.
한편 ‘건설업혁신 3불 대책’ 시범사업지는 올림픽대로~여의도간 진입도로 설치공사, 서울 창업허브 별관 리모델링 공사 등 서울시 대상사업 2곳과 세곡2지구 도시형생활주택, 위례 A1-13단지 아파트 건설공사 등 서울주택도시공사 대상사업 2곳이다. 건설현장의 적정임금 지급 의무화는 내년 6월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7월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는 건설업 혁신이 이뤄지도록 현행 계약제도와 적정한 공사비ㆍ임금산출 등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과 관련 법률을 개정할 것”이라며 “국회와 중앙정부의 협력이 절실한 만큼 관련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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