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대기업 출연금에 ‘제3자 뇌물죄’ 일괄적용 검토

다음주 현대차 SK 롯데 CJ 부영 등 대기업 뇌물의혹 수사 확대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대기업이 낸 미르ㆍK스포츠 재단 출연금에 대해 일괄적으로 ’제3자 뇌물 혐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검팀은 두 재단에 53개 대기업이 총 774억원을 출연한 것에 대해 모두 제3자 뇌물죄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이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고려해 향후 어떤 형태로든 이익을 기대하고 출연금을 냈을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이 돈을 대통령에 대한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특검팀의 논리다. 대기업 총수들이 박 대통령과 ‘독대’를 하며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정황도 다수 드러났다.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특검팀은 “재단 출연금도 뇌물공여 혐의 수사에서 검토 대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13일 아침까지 22시간의 고강도 특검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다음주 중으로 SK와 롯데 등 대기업 총수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이 대기업의 출연금에 대해 모두 제3자 뇌물죄 적용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204억원) 뿐 아니라, 현대차(128억원)와 SK(111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GS(42억원), 한화(25억원), 롯데(45억원), CJ(13억원), 두산(11억원), 금호아시아나(7억원), 신세계(5억원) 등 최순실 일당이 연루된 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미 특검팀은 수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이 부회장 뿐 아니라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각각 111억원, 45억원을 출연한 SK와 롯데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라는 중요 현안이 있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SK와 롯데에 현안 해결을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는 작년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사업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SK는 체육인재 해외전지훈련에 80억원을 지원하라는 K스포츠재단의 요구를 받고 감액 방안을 제안했다가 지원이 무산된 바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작년 3월 14일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고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7월 24일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도 특검팀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롯데도 특검 수사선상에 오르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측은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 “특혜는 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한데다, 지난해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가능성도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3월초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거론돼온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SK도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전혀 연관이 없다면서도 긴장한 채 특검팀의 수사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가 올해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특검 수사 불똥’이 최 회장으로 튀어 리더십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만큼은 피해야한다”고 하소연했다.

CJ, 부영 등 다른 대기업들도 특검 수사가 어디로 튈지 긴장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협박과 다름없는 요청을 하는데 과연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인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특검이 대기업들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강요에 못이겨 낸 최순실 관련 재단 출연금에 대해 제3죄 뇌물죄를 적용해 형사처벌 여부를 검토하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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