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쓸쓸히 퇴장했다. 한 때 ‘국민검사’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후보 지명 엿새 만인 28일 오후 스스로 물러났다.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기도 전 국민정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난 22일 국민 앞에 선 안 후보자의 모습은 위풍당당했다. 총리 후보자 지명 소감에서 그는 “대통령을 진정으로 보좌하기 위해 가감 없이 진언하겠다”며 ‘책임총리’로서 역할 수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부터 안 후보자의 재산 증식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대법관 퇴직 후 변호사 활동 5개월 만에 약 16억원의 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과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했다. 공직사회의 개혁과 국가 개조의 적임자로서 총리 후보 낙점을 받은 그가 이른바 ‘법피아’의 보상처럼 여겨온 전관예우를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2006년 대법관 인사청문회 때 “(퇴직 후) 변호사 업무를 하더라도 구체적인 사건을 수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의 도덕성과 신뢰에 큰 상처를 입혔다. 대법관 퇴임 후 국세청 세무조사감독위원장을 거쳐 변호사 활동을 하면서 나이스홀딩스의 법인세 취소소송 항소심 변론 등 대법원 사건과 형사사건을 맡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 때부터 안 후보자는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후보자는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지난 26일 “변호사 활동으로 늘어난 재산 11억여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안 후보자가 그 전에 기부한 4억7000만원 중 3억원이 총리 지명(22일)을 3일 앞둔 시점(19일)에 이뤄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적 기부 논란에 휩싸였다.

27일과 28일에는 현금ㆍ수표 5억1000만원 보유, 실거래가 신고를 하지 않은 회현동 아파트 문제, 부인의 위장전입 의혹, 아들의 군복무 특혜 논란 등 다른 의혹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안 후보자는 특히 가족 문제까지 거론되자 측근들에게 심한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28일 오후 4시 30분 경 안 후보자는 총리실 고위 간부들인 정무실장과 민정실장을 불러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 전에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였다. 안 후보자는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총리 후보로) 지명된 후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의혹으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 이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하고 정부서울청사 별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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