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트럼프, 불확실성 시대 개막 -“항상 싸우는 것을 좋아했다”는 트럼프, 막말ㆍ고소고발 특기 -요동치는 세계 정세…멀어지는 중국, 유럽 독자노선 선언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스타일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트럼프의 성격 탓에 전세계의 ‘불확실성 시대’를 열어젖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의 주 특기인 위협, 겁주기 등을 통한 ‘으름장 정치’로 각국과 어떻게 관계 설정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도 거침없이 내뱉는 트럼프식(式) 강경 화법에 이미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전후 70년 이상 우방이었던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 간 사이가 틀어질 징조가 보이고, 중국과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유럽에서 오랜 동맹과 사이가 틀어진 트럼프가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며 “트럼프 시대가 오면서 불확실성이 세계를 휘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은 트럼프 개인의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마이클 단토니오의 저서 ‘트럼프의 진실’에선 트럼프가 어려서부터 적과 아군을 가르고, 싸우고, 조롱하고, 상대를 위협하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다는 대목이 나온다. 트럼프 자신도 “나는 항상 싸우는 것을 좋아했다. 치고받는 몸싸움을 포함해 모든 유형의 다툼을 즐겼다”고 밝혔을 정도다. 타깃은 여성, 흑인, 이민자 등 사회 약자를 가리지 않는다.트럼프는 지인에게 갑자기 적대적인 태도로 돌변하기도 하는데, “당신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대화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있다.
여기에 트럼프의 공격성이 버무려지면서 거친 막말과 고소고발전이 빚어진다. 단토니오는 트럼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트럼프는 고소, 고발 등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 같다”며 “적들에게 전투적으로 맞섰고 때로는 비열하게 행동했다. 걸핏하면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한 사람들을 고소하거나, 고소한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편을 가르고 갈등을 유발해 화제를 만드는 트럼프의 방식은 대선 때 분명 효과를 봤다. 백인과 흑인, 부자와 서민, 미국과 다른 국가 등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프레임은 백인, 부자, 미국 등의 뚜렷한 지향점을 제시했고, 이에 동의한 미국민들은 트럼프에 표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흑인과 이민자, 서민층,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먹잇감이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결과적으로 선거 포퓰리즘 측면에선 성공적이었다. 당선 후 포드, GM, 피아트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자동차 기업에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놔 결국 백기투항하게 만든 것도 성과라면 성과다. 현대차그룹도 트럼프의 협박에 못 이겨 올해부터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3조 6000억원) 규모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의 비난, 협박식 발언은 외교적으로 결례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말 한마디에 신중해야 할 외교가에선 트럼프의 배설식 ‘막말’은 비(非)상식으로 인식된다.
벌써부터 중국과의 관계는 틀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미중 간 40여년 지속돼온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협상의 대상”이라고 도발했고, 중국은 이에 발끈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며 “이를 지속하면 무역전쟁에서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다”고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했다.
전후 70년간 미국과 결속을 자랑했던 독일, 프랑스도 트럼프에 반발해 ‘유럽의 독자 노선’을 선언하고 나섰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달렸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쓸모없고 유럽연합은 독일의 도구‘라고 발언한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했다. 같은 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유럽 내 두 국가 정상이 입을 모아 트럼프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은 이례적인 ‘사건’이다. 심지어 트럼프에 우호적이었던 영국도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후 질서의 기둥을 흔드는 (트럼프의)근육 자랑”이라며 “유럽 외교가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최초로 유럽 분열을 부추기는 미 대통령을 마주하게 됐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는 푸틴을 제외하곤 모두에게 비판을 가하고 있다“며 “그 누구도 트럼프가 향하는 곳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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