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호무역주의로 정책 급속이동 경기 민감 주가·달러화 가치 하락

금 선물가격 상승 10주만에 최고 10년만기 美국채수익률은 하락 달러엔 환율 100엔대 무너질수도 국제 금융시장의 초점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행보로 이동하면서 경기에 민감한 주가와 달러화 가치는 하락한 반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 엔화, 채권 가치는 오르는 등 희비가 갈렸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구체적인 경기부양책은 내놓지 않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면서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27.40포인트(0.14%) 하락한 1만 9799.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7%와 0.04% 내렸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는 7주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GXY)는 0.51% 하락한 100.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7주 만에 최저치다. 이 여파로 달러-엔 환율은 1.41% 하락한 113.00엔을 나타내 약 2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달러-엔 환율은 약 3% 떨어진 상태다. 최근 발빠른 헤지펀드들은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을 축소하고 나섰다고 전일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115엔 선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보리스 슐로스버그 BK자산운용 외환투자전략 담당 이사는 블룸버그에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115엔을 돌파하면, 미국의 성장에 베팅하는 트럼프 랠리가 재개될 것이라는 신호가 될 것”으로 봤다. 그는 반대로 115엔선 회복 실패는 트럼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가 시들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최근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달러 강세가 문제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도 구두로 달러 가치를 낮추려 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첫 해 달러-엔 환율이 100엔대 아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0.9% 상승한 온스당 1215.60달러 기록, 지난해 11월 17일 이후 10주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화로 표시된 금가격은 보통 달러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국채가격도 올라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8bp 떨어진 2.39%를 기록, 50일 이동 평균선(2.392%) 아래로 내려왔다.

미 경제ㆍ금융전문사이트 CBS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불확실성 시대에 대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채권, 금, 엔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구체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과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세계 경제 회복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뒤엉켜 있다고 CBS마켓워치는 전했다.

웨스트팩의 신 칼로우 외환전략가는 “시장의 무게 중심이 경제성장과 금리 상승에서 무역 전쟁과 경기 둔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약(弱) 달러를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친데 이어 미국 통상 쪽에 초점을 맞추면서 미 경제성장률 4%를 달성하겠다는 약속이 실현될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의 로드리고 카트릴 외환전략가는 “트럼트 정책팀의 성명에 시장이 매우 예민해져 있다”면서 “이번주 투자 테마는 신중론”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