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낯선 곳, 험한 길이나 숲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것이 캠핑인가? 캐러밴을 타고 어디든 멈춰 서 자연을 만끽하는 것이 캠핑인가? 차를 타고 숙식의 모든 것이 갖춰진 고급 야영지에 묵고 오는 것은 캠핑이라 할 수 없을까? 그렇다면 캠핑은 왜 하는 것일까?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한 ‘캠퍼’의 말이 답이 될 수 있을까?

“야외에 존재하는 신비로운 에너지를 제공하는 텐트 안에서 밤낮으로 지내는 게 진짜 캠핑이야. 참된 캠핑은 낯설게 만드는 기술을 의미해. 가정의 친숙한 물건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낯설게 만들기의 효과는 더 커지지. 신비로운 별들, 상현달, 9월의 냉기, 새벽녘 새들의 합창에 우리 마음이 활짝 열리고, 나한테는 그런 것들이 바로 진짜 캠핑을 구성하는 요소들이야.”

영국의 작가이자 방송인이며, ‘진지한 캠퍼’로 꼽히는 매슈 드 어베이투어가 자신의 저서에 옮긴 대화 중 한 대목이다. 짐꾸리기와 야영지 선정, 숙박과 여정, 텐트 치기와 철거에 이르기까지 실제는 물론이고 역사와 철학까지 캠핑의 모든 것을 아우른 매슈 드어베이투어의 저서 ‘캠핑이란 무엇인가’(김훈 옮김, 민음인)가 최근 출간됐다.

이 책엔 캠핑의 필수품부터 가족 야영의 프로그램, 장소의 선정 등 실용적인 정보도 가득하지만, 백미는 영국, 미국, 독일 캠핑 역사의 줄기를 훑고 정신과 문화, 철학으로 꿰는 서술이다. 어니스트 톰프슨 시턴의 숲살이 캠프, 키보 키프트 혈족, 숲살이 기사단, 보이스카우트, 반더포겔, 뷘데 등의 다양한 캠프의 유형과 거장들을 만날 수 있다. 원서를 우리말로 옮긴 번역가 김훈은 “저자는 캠핑의 역사를 다루면서 왼쪽 길과 오른쪽 길의 갈림목에 이르렀을 때 단호하게 좌측 길을 선택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매슈 드 어베이투어에게 “우측길은 보이스카우트, 가이드 등으로 대변되는 민족주의 성향의 길이요, 산업자본주의의 온갖 폐해와 손발을 맞추는 이들이 선택한 길”이고 “이 길을 선택한 이들은 자칫 잘못했다간 히틀러 유겐트(소년단)로 대변되는 극우주의로, 자기 나라가 전쟁에 승리하게 하기 위해 청소년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이들이 가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반면 저자가 선택한 또 다른 길은 “모든 생명이 하나요, 이 대우주의 모든 것이 하나인 진실을 좇는 이들이 가는 길”이며 “자본주의 소비문화 시스템, 기독교, 과학문명, 메트로 폴리스로 대변되는 도시문화, 공해와 오염, 맹목적인 민족주의, 사유재산제, 관행적인 교육 풍토 등에 관해 많은 물음을 제기하게 만든” 길이다. 이 길은 미국의 히피와 뉴에이지운동 등으로도 이어졌다.

캠핑의 계절 혹은 캠핑산업의 전성시대, 한번쯤 펼쳐 볼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