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초반 국정은 ‘속도’와 ‘통합’이 키워드다. 박근혜 정부의 초반 행보와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속도전’은 인수위원회 기간이 없다는 특수성이 주된 이유이고, ‘통합’ 행보엔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를 꾀하며 열린 대통령을 지향하려는 현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당선 후 하루 만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고,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기까지 37일, 유일호 청와대 비서실장을 임명하기까지 6일이 걸렸다. 전직 대통령과의 회동도 시기적으로 간극이 크다. 문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회동했고, 박 전 대통령은 10일 뒤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만났다. 문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 일자리 대책을 주제로 첫 업무를 시작했고, 박 전 대통령은 24일 뒤 인수위로부터 중소기업청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청와대 조직개편안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당선 이틀째 만에, 박 전 대통령은 34일 뒤에 발표했다.

이 같은 차이는 문 대통령이 인수위 기간이나 ‘당선인’ 신분 없이 곧바로 대통령직 수행에 들어간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 국무총리 후보자를 당선 하루 만에 발표, 조속한 국회 동의 절차 의지를 내비쳤다. 박 전 대통령은 38일 뒤인 취임 전날에 당시 인수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위원장을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표했다.

속도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차이가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 발표가 대표적 예다. 박근혜 정부는 첫 공식 인사로 청와대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임명하면서 당시 이정현 선대위 공보단장을 통해 이를 발표했다. 공개 직전까지도 무슨 내용의 브리핑인지조차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공보단장은 브리핑에서 이름과 직책만 발표했을 뿐 인선 배경이나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전혀 없었다. 이와 관련, 이 공보단장도 당시 “전화로 (이름과 직책을) 발표하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나머진 모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 청와대 비서실장 등 주요 인사를 발표하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신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역시 통상 국가보안 등을 이유로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는 관례를 깨고 직접 후보자가 언론 앞에 등장하기도 했다.

초반 행보에서도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선 후 6일 뒤 첫 인사발표를 하기 전까지 공개적인 국정활동이 없었다. 당선 다음날 현충원 참배를 한 후엔 간간이 봉사활동에 참여했을 뿐 자택에서 대부분 시간을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당선 당일에 광화문에 참석한 이후, 국회와 청와대를 오갈 때에도 시민과의 접촉을 넓혔다. 12일에는 ‘찾아가는 대통령’이란 주제로 인천공항공사를 직접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