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유니클로(UNIQLO) 상의에는 상품텍(Tag)이 없다. 제조국도, 원단의 산지도, 상품의 재질도 써 있지 않다. 대신 옷에는 ‘유니클로’라는 로고와 사이즈만이 프린팅돼있다. 참 단순하고 효율적이다. 옷 안에 든 상품텍이 살에 닿아 거슬릴 일이 없어 좋다. 이런 단순함은 일본기업이던 유니클로가 국적을 다 떼고 글로벌 보세브랜드로 성장하게 이끌었다.

면세업은 국적이 없는 사업이다. 상품이라면 으레 껴안게 되는 관세의 적용을 받지 않으니까 그렇다. 전세계 관광객을 상대로 하니까 역시 그렇다. 세계화ㆍ전지구화라는 추세에 맞게 면세업은 점차 벌이도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면세점 업계에는 유니클로에 없는 ‘거슬리는’ 상품텍이 하나 있다. 바로 중국 문제와 규제다.

한국 면세점업계는 관세청의 밀실 심사와 각종 규제 탓에 몸살을 앓더니,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사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시내면세점 다수가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이후 영업이익이 역신장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정부 아닌 ‘한국 기업’에 난데없는 보복을 가하고, 한국으로 향하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없도록 각 지방성(省) 여유국에 구두로 명령을 내리며 한국행 관광객이 상당수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노동절 연휴에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법무부 추산치로 전년 동기대비 36.5%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계 1위 면세점을 꿈꾸던 롯데면세점, 아시아 중심 면세점을 꿈꾸던 호텔신라는 이에 된서리를 맞았다. 한국 관광산업의 가능성에 투자했던 다른 면세점 업체들도 피눈물을 봤다. 수만명에 달할 면세점 업계 종사자들도 고용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다행히 지난 1분기 실적발표에서는 선전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중국정부의 관광제재가 본격화됐던 2분기 실적이 문제지만, 중국현지 내 한한령 분위기가 조금은 옅어진만큼 당초 우려보단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왜 면세점업계가 이런 시련을 겪어야 했는지 생각하면 살과 맞닿는 상품텍처럼 계속 하나가 신경 쓰인다. 간지럽다 못해 거북스럽다. 정치와 외교문제에 기업이 희생양이 돼선 안된다. 중국은 예전부터 정경분리 원칙을 말해왔다. 더 이상 치졸한 행태는 안될 것이다. 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