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법 무지에 낙태 빈번…질외사정법 등 의존 -성공률 높은 콘돔ㆍ경구피임약 사용 21% 불과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1. A(53) 씨 부부는 20여년 전 임신 3개월 차에 인공임신중절 시술을 했다. 첫 아이 출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임신을 한 탓에 출산도 육아도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 A 씨 부부는 결혼 2년차까지 피임이 서툴러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질외사정법으로 완전한 피임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방심한 결과다.
#2. B(24) 씨 커플 역시 예기치 못한 임신에 고민 끝에 수술을 결심했다. 이들은 관계시 실패확률이 높은 자연주기법에 의존해 콘돔, 경구피임약 등 피임확률이 높은 방식을 소홀히 했다. 부족한 피임 지식과 주머니 사정으로 원치 않는 임신에 이르게 됐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업을 중단할 수 없어 수술을 결심하게 됐다.
돌아오는 26일 세계 피임의 날이 11주년을 맞는다. 가임기 여성의 감소 등 요인으로 인공임신중절 총 건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피임에 관한 이해도는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인들의 부족한 피임 이해와 실천이 인공임신중절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빈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전국 인공임신중절 변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공임신중절에 이르는 가장 큰 원인은 피임 실패 때문이 아닌 ‘피임하지 않아서’였다. 피임을 했지만 실패해 임신중절수술을 한 경우보다 단지 피임을 하지 않아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경우가 더 많았다.
가임기 여성 4000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2008~2010년 인공임신중절 유경험자 중 임신 당시 ‘피임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2.2%를 차지했다. 피임을 했지만 실패(37.8%)하는 사례보다 피임 자체를 하지 않은 사례가 더 많은 것이다. 이들은 피임하지 않는 이유로 ‘이번에 임신이 될 줄 몰라서’(52.8%)를 가장 많이 꼽았다.
피임을 했지만 실패했다고 응답한 사례조차 피임 확률이 낮은 불확실한 피임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질외사정법(40.5%)과 자연주기법(27.8%)에 의존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반면 성공확률이 높은 피임방식을 사용하는 사례는 여전히 적다. 서울대보라매병원이 발표한 ‘2004~2014 한국 여성 성생활’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콘돔과 피임약 복용 등 성공확률이 높은 피임 방식을 사용한 비율은 21.1%에 불과하다. 콘돔과 경구피임약 등을 사용한 피임 비율은 약 20%로 10년 전 실천 비율인 44%의 반토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의사회는 성공확률이 75% 정도인 자연주기법이나 피임성공률이 85% 이상인 콘돔이나,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할 경우 99%의 피임성공률을 보이는 경구피임약 사용을 권고한다. 남성의 자제력과 감각에 의한 피임법인 질외사정 방식 역시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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