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데모’ 어버이연합 추 사무총장 세번째 소환 -박원순 측 대리인도 동시에 불러 고소인 조사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번엔 국정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직적으로 공격했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조사한다. 앞서 ‘민간인 댓글부대’ 수사를 통해 실무 책임자로 지목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구속 기소한데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소ㆍ고발 사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10일 오후 박 시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류경기(56)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불러 참고인 조사에 나선다. 동시에 추선희(58)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도 피의자로 재소환해 조사한다.

MB정부 때 국정원의 자금 지원을 받고 ‘관제데모’를 주도한 것으로 의심 받는 추씨는 지난 달 21일과 22일 두 차례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앞선 검찰 소환 당시 추씨는 기자들과 만나 민병주 전 단장이 건넨 돈에 대해 “기업 관계자가 주는 후원금인 줄 알았다”는 취지로 말하며 국정원과 거리를 뒀다. 민 전 단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추씨를 직접 만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씨는 관제데모 의혹에 대해서도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며 국정원의 지시 여부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박 시장은 “어버이연합이 19차례에 걸쳐 서울시청 앞이나 곳곳에서 아무런 근거도 없고, 이미 이명박 정권 자신에 의해서도 밝혀졌던 우리 아들의 병역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했다”며 그 배후로 MB정부 국정원을 지목했다.

박 시장은 앞서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신승균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 등 ‘박원순 제압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실행한 11명을 고소ㆍ고발했다.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밝혀진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은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이라는 제목의 문서로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박 서울시장을 공격하기 위한 대책 등이 담고 있다.

국정원도 적폐청산 TF 조사 결과 원 전 원장 등이 2011년 11월 박 시장을 종북 인물로 규정하고 보수단체 규탄 집회와 비판 성명광고, 인터넷 글 게시 등 온ㆍ오프라인 활동을 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어버이연합은 또 문화예술계 인사를 비방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배우 문성근 씨는 지난 달 18일 검찰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나와 국정원이 어버이연합에 돈을 주고 자신을 규탄하는 시위에 동원한 내용의 문건을 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문건) 안에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시위라던지, 몇 회에 800만 원을 지불한다던지 그런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했다. 당시 어버이연합은 문씨를 향해 ‘종북 빨갱이’, ‘내란 선동하는 문성근을 구속하라’고 주장하며 반대 집회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추씨를 상대로 국정원의 집회 지시여부와 박 시장 등 특정 인사들을 비판하는 집회에 나선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