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국내 독점판매 계약 체결 -한국MSD, 삼성 바이오시밀러 국내 판매 성적은 초라했기에 -영업력 강한 유한양행이 분위기 반전 가져올지 주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부진한 국내 판매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한양행이라는 구원투수를 등판시키기로 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선 바이오시밀러의 입지가 좁은 환경이어서 영업력이 강한 유한양행일지라도 어떤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유한양행(대표 이정희)은 삼성바이오에피스(대표 고한승)와 지난 10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두 바이오시밀러인 ‘SB2(성분명 인플립시맙)’과 ‘SB4(성분명 에타너셉트)’에 대한 한국 내 독점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B2(제품명 렌플렉시스)는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이며 SB4(제품명 브렌시스)는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항체의약품이다. TNF-알파를 저해해 류마티스관절염과 크론병 치료 등에 사용되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두 제품에 대한 국내 유통 및 마케팅을 담당하게 된다. 유한양행은 이번 계약을 통해 연간 1500억 규모의 국내 TNF-알파 저해 항체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소화기 및 류마티스 내과 분야의 오랜 영업 마케팅 경험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 의약품 판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한양행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얀센의 레미케이드를 국내에서 유통시킨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국내 유통은 원래 한국MSD가 담당해왔다. 한국MSD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글로벌 파트너사인 머크의 한국법인이다. 하지만 한국MSD가 국내 영업을 맡은 뒤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 성적은 초라했다.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매출액은 SB2는 600만원에 그쳤고 SB4는 4억원에 머물렀다. 반면 같은 기간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 매출액은 186억원, 엔브렐 매출액은 90억원을 집계됐다. 사실상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서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영업력면에서 손에 꼽히는 곳 중 하나다. 영업인력도 많을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업계 1위’라는 프리미엄 때문에 의료진이 선호하는 제약사이기도 하다. 삼성은 이런 유한양행의 영업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성장하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 관심이 높은 유한양행을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해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의 국내 판권에 관심을 보인 제약사는 몇 곳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은 유한을 최적의 파트너로 선택했다. 다만 이번 계약은 국내만의 변화일 뿐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MSD간 파트너십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하지만 유한이라는 구원투수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는 국내 환경이 아직 바이오시밀러가 활약하기 척박한 측면이 있어서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친밀감은 아직 유럽이나 미국처럼 높지 않다. 더구나 바이오시밀러의 최대 강점인 가격 경쟁력은 국내에선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바이오시밀러의 가격은 보통 오리지널 제품의 70% 수준인데 국내에서 오리지널 제품이 특허가 만료되면 약가인하로 인해 원래 약값의 70% 수준으로 떨어진다. 즉 국내 시장에선 가격면에서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가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제약 영업 환경에도 도입하는 품목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유한양행이 첫 진출하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도 또 다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