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만명...수신 4조ㆍ대출 3.4조 파격 해외송금ㆍ체크카드도 인기
고신용자 마통이 대출의 53.9% 서민용 중금리 소홀...‘돈장사’ 비판
내년 전월세대출ㆍ신용카드 발급도 증자여력 충분...은산분리 장애 안되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카카오뱅크가 3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출범 이후 435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끌어모으며 초기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는 데 성공했다. 기존 은행보다 낮은 금리를 앞세워 3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대출실적을 달성하는 등 시장에 ‘메기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는 평가다.
다만 고신용자의 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당초 취지인 중금리 대출엔 소홀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자본금을 8000억원으로 늘려 대출여력을 확충한 만큼 내년엔 전월세 대출까지 출시한다는 복안이다.
▶계좌 435만좌 돌파…예금 4조, 대출 3.4조 ‘껑충’=카카오뱅크(대표이사 이용우ㆍ윤호영)가 3일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운영성과에 따르면, 출범 68일째인 지난달 4일 계좌개설 고객 수가 4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자정에는 435만명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매일 평균 4만3500명이 계좌를 개설한 셈이다.
다만 증가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 서비스 첫 날엔 24만좌가 신규 개설돼 작년 시중은행 비대면 계좌개설 기록(15만5000좌)을 넘어섰다. 이후 1개월차에 하루 평균 10만좌를 기록했다가 2개월 차 3만좌, 3개월 차 2만8000좌로 다소 줄었다.
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연령별로 보면 30대 비중이 34%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31%, 40대는 21%였으며, 50대 이상이 9%, 10대 이하는 5%였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수신(예ㆍ적금) 잔액은 4조200억원, 대출잔액은 3조3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저 2.83%의 낮은 대출금리 덕에 초반 가입자 수와 대출 실적을 빠르게 늘렸다.
대출 이용고객 비중을 건수 기준으로 보면, 1∼3등급인 고신용자가 이용한 마이너스통장 비중이 전체의 53.9%로 절반을 넘었다. 나머지 4∼8등급 중ㆍ저신용자가 이용한 신용대출과 1∼8등급이 쓴 비상금대출을 더한 비중이 46.1%였다. 출범 초반 저금리에 1억5000만원의 높은 한도를 이용할 수 있는 고신용자 고객이 몰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액 기준으로는 마이너스통장 이용 비중이 86.4%를 차지했고, 신용대출이 8.9%, 비상금대출이 4.7%로 뒤를 이었다. 중ㆍ저신용자의 경우 고신용자에 비해 대출한도가 크지 않아 대출건수로는 많지만 금액비중이 낮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초반 돌풍에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내세운 체크카드의 인기도 한몫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체 계좌개설 고객 중 73%에 해당하는 318만명이 체크카드를 신청했다. 카드 캐릭터 중 ‘라이언’을 신청한 고객이 53%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2위는 ‘어피치’였고, 이어 ‘무지’, ‘콘’, ‘블랙’ 순이었다. 유실적률은 52%로, 시중은행 평균의 2배를 넘었다.
해외송금은 총 3만4000여건 발생했다. 통화별 비중은 달러화(44%), 유로화(20%), 캐나다달러(10%), 호주달러(7%)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 중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학비, 생활비를 송금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달러화 환산액 100달러 미만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등 기존 은행보다 90% 저렴한 수수료 정책을 운영 중이다.
▶내년 전월세대출 출시…신용카드 사업준비 본격화=카카오뱅크는 ‘일상생활에서 더 많이 더 자주 이용하는 나만의 은행’을 목표로 상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대표적인 게 내년 1분기 출시하는 비대면ㆍ무방문 ‘전월세 보증금대출’ 상품이다. 스마트폰으로 서류를 제출하면 휴일이라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대출이 가능하며, 주택금융공사 보증을 기반으로 대출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11일 빠른 대출취급 속도에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결정, 9월 5일 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현재 납입 자본금은 8000억원이다.
롯데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결제 서비스도 확충한다.
우선 이달 중부터 롯데그룹과 공동으로 계좌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뱅크 계좌를 보유한 소비자와 판매자가 계좌이체 형태로 카드 결제를 대체해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사업 준비도 본격화한다. 우선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추진하고 2019년 하반기께 사업 시작을 목표로 잡았다.
롯데 통합멤버십인 롯데멤버스 빅데이터나, 카카오택시 등 주주사가 보유한 비식별화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혁신적인 상품ㆍ서비스도 개발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자동이체통합관리서비스(페이인포)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 계좌로 실시간으로 통신요금이나 보험금 등을 납부할 수 있고, 가상계좌서비스로 지방세도 낼 수 있다.
▶이용고객 76.5% “만족”=카카오뱅크가 지난 9월29일∼10월10일 20∼59세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만족한다’는 이용고객은 76.5%였다. ‘보통’을 포함할 경우 98%로 늘어났다. ‘지인에게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77%나 됐다.
특히 모바일 금융의 소외 계층으로 여겨졌던 50대 이용 의향이 92.4%로 타 연령 대비 가장 높은 사용 의사를 보였다. 지인 추천 의향 또한 81.9%를 기록하는 등 중장년층도 카카오뱅크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카오뱅크 이용 이유에 대해서는 공인인증서 없는 간편 이체, 쉽고 편리한 프로세스(앱화면, UI), 저렴한 수수료 등을 꼽았다.
한편 출범 초기 문제로 지적됐던 서비스에 대해서는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체크카드의 경우 초반에는 배송까지 한 달 가까이 걸렸지만, 제작ㆍ발급 과정에 필요한 모든 제반 사항을 확대해 현재는 신청일 다음 날 바로 제작해 배송까지 7일 정도 소요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에는 두 번째 고객센터인 강서오피스를 오픈하고 150여명의 상담인원을 충원했다. 이에 따라 상담인력은 총 400여명으로 늘어났다. 응대율도 80∼90% 수준으로 개선됐다.
향후 서울오피스(제1고객센터)는 카카오톡, 1:1 상담 등 전화 이외 채널을 바탕으로 소비자보호, 외환업무 상담을 진행하고 강서오피스는 전화 상담을 기반으로 일반상품과 고객 지원 상담에 주력해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이용우ㆍ윤호영 공동대표는 “대고객 서비스 시작부터 지금까지 100일 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에 감사 말씀드린다”며 “혁신적인 서비스에서 나아가 고객들이 쉽고 편리한 은행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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