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서 조사 중 귀가하려던 폭행사건 피해자를 모욕죄 현행범으로 체포한 데 대해 도주우려 등 체포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10일 인권침해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해당 경찰서장에게 현행범 체포에 대한 업무상 필요한 판례 등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44) 씨는 “폭행사건 피해자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귀가하려고 출입문을 밀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는데, 경찰관에게 욕설을 했다며 모욕죄 현행범으로 체포당한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해당 경찰관은 “A 씨가 문을 나설때 뿐 아니라 조사 도중 반말과 욕설을 계속했고, 당시 신원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현행범 체포가 적법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는 조사결과 A 씨가 조사 받던 도중 반말과 욕설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A 씨는 사건 당일 폭행 피해자로 112에 본인이 직접 신고해 휴대전화번호가 기록돼 있었고, 지구대에서 작성한 ‘발생보고서’에도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기록돼 있었다. 아울러 이미 신분증을 제시한 바 있어 신원 확인이 가능한 상태였다.

인권위는 “A 씨가 욕설을 했다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는데, 이는 일시적 우발적 행위로서 사안이 경미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할 급박한 사정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현행범은 영장주의의 예외로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범 체포를 위해서는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ㆍ시간적 접착성, 범인ㆍ범죄의 명백성 이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한다.

인권위는 “도주 우려 등 체포의 필요성이 없음에도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비춰 과잉에 해당할 수 있다”며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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