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모든 문제가 최저임금으로 귀결되는 거 같아요. 고용이 악화돼도 최저임금 때문이고, 물가가 올라도 최저임금 때문이라는 거예요. 기~승~전~ 최저임금인 셈이죠. 따지고 보면 월 157만원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고, 우리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인데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분위기가 안타깝습니다”
정부세종청사 경제부처의 한 과장급 공무원은 연초 뜨겁게 달아오른 최저임금 논란에 대한 안따까운 마음을 이렇게 표시했다. 정부가 사람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의욕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해 중소기업과 자영업, 소상공인 등 영세 사업주들의 하소연이 터져나오고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면서 역풍을 맞고 있는 데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파장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그 역풍이 예상보다 거세게 몰아치자 상당히 당혹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전년(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하자 3조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 편성해 과거 5년 평균인상률을 초과하는 임금 인상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소상공인들의 경영상 애로를 덜어주기 위한 지원대책도 발표했다.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새해를 맞자마자 외식업과 편의점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집중 성토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들 영세사업주들은 정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의 월급여 190만원 미만 근로자들에게 1인당 13만원씩 지원하기로 한 일자리 안정자금은 여건에 맞지 않는다며, 아르바이트 등 직원을 줄이거나 외식 가격을 올려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에서는 자영업자와 영세 중소기업들이 인건비 부담으로 폐업 위기에 몰렸다며 정기 상여금이나 숙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등 산입범위 확대와 업종ㆍ지역별 차등적용 등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잇따른 대책회의와 경제장관회의 및 현장방문 등을 통해 최저임금의 연착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 양극화 해소 및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초”라고 강조하고 “3조원의 일자리 안정자금과 ‘1조원+α’의 간접지원을 충실히 집행할 것”이라며 사업주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사업주들이 모든 어려움의 근원을 최저임금에 돌리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과도한 임대료 부담과 대기업들의 경영부담 떠넘기기 등 구조적 문제가 자영업 위기의 본질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많은 힘이 들고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들 영세사업주들이 관리하기 용이하고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아르바이트 비용 등 인건비에 매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자리 안정자금 등 정부 지원책을 활용하면 어려움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고, 상생할 수도 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이달 중 신청을 받아 다음달부터 본격 집행이 된다.
최저임금 제도 개편의 경우 가장 취약한 계층의 소득을 늘린다는 근본 취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아파트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경비원과 청소원에 대한 해고나 휴게시간 확대 등 편법 없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과 관리비 인상으로 최저임금 인상분을 충당하는 ‘상생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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