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은행 희망퇴직 비용에 발목 카드ㆍ증권 등 비은행 성과 높아져 KB, 손보ㆍ캐피탈 자회사 편입효과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은행권 ‘3조원 쌍두마차’ 시대 개막이 한 해 미뤄지게 됐다. 당초 무난하게 ‘3조 클럽’에 들 것으로 전망됐던 신한금융지주가 문턱을 넘지 못해서다. ‘리딩뱅크’ 지위는 시장의 예상대로 KB금융지주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7일 신한금융지주가 발표한 잠정 실적에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5.2% 증가한 2조9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예측치인 3조1600억원~3조3500억원 전망에못미치는 수치다. 8일 발표될 KB금융지주의 예상 실적은 3조1200억~3조4000억원이다. 금융권에서 순이익 3조원을 넘는 회사 동시에 탄생하기는 어렵게 됐다.

신한이 간발의 차이로 3조 클럽을 놓친 것은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에서 발생한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때문이다. 희망퇴직 비용과 추가충당금 적립 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74.1%나 감소한 2115억원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1.8% 감소한 1조7110억원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비용 여파로 4분기 순이익이 15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97.4%나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138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수료율 인하 등의 악재를 맞아 4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보다 10.9% 감소, 1332억원에 그쳤지만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27.6%나 증가했다.

3조원 문턱은 넘지 못했지만 신한의 성과는 탄탄하다. 지난 2013년 1조8986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부터 시작해 2014년 2조811억원, 2015년 2조3672억원, 2016년 2조7748억원 등으로 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금융투자나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실적이 개선돼 ‘은행 의존도’도 많이 낮췄다. 신한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211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3.6% 증가했다. 은행에서 연간 누적 대손비용이 4603억원으로 전년보다 33.1%나 줄기도 했다. 금융권에서 늘 당면과제로 꼽혔던 것들이 상당 부분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업계 1위인 ‘리딩뱅크’ 지위를 KB금융지주에 내주게 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8일 발표 예정인 KB의 실적에 대해 에프엔가이드는 3조4100억원대, 유진투자증권은 3조3343억원, 한국투자증권은 3조3100억원, 하나금융투자는 3조1200억원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KB는 ‘3조 클럽’ 진입이 무난할 전망이다.

KB와 신한의 ‘역전’은 KB의 ‘숫자의 마법’ 영향이 크다. KB가 손해보험과 캐피탈을 100% 자회사로 편입해 실적반영률을 높이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KB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해 대규모 희망퇴직 등으로 군살을 덜어낸 신한이 올해 KB 상승세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일 2조368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8일 발표되는 우리은행의 실적은 한국투자증권이 1조5600억원 상당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