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북한의 성명은 대부분이 호전적이다. 특히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강한 어조로 드러내는건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난 2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는 이례적으로 얌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분노와 북미회담 보이콧 발언을 되돌리고자 꼬리를 내린 것이다.
김 제1부상은 "사실 조미수뇌상봉을 앞두고 미국 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앞선 자신들의 험한 말을 스스로 평가 절하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과 노력에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왔다", "트럼프방식에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 같은 미국 대통령을 향한 찬사도 덧붙였다. 앞선 북한의 날 선 담화나 기자회견문 등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겸손함이 배여있다.
이 같은 북한의 꼬리내리기 담화문은 1976년에도 있었다. 판문점에서 발생한 도끼만행사건 직후 김일성 명의로 유엔에 전달한 사과문이다.
당시 김일성은 "이번 공동경비구역 판문점에서 사건이 일어난 일은 유감(regretful)"이라며 "우리는 절대 선제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직후 우리 군과 미군이 상당히 강도 높은 보복 작전을 펼치고, 선제 공격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에 대해 이례적인 '사과'와 '반성'을 표한 것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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