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외국인의 국산면세품 현장 인도 일부 제한 -업계 “면세품 불법 유통 규모ㆍ루트부터 먼저 파악을” -관세청 “업계 의견 취합해 10월 종합 대책 발표할 것”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관세청이 이달부터 외국인이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하는 면세품의 ‘현장 인도’를 일부 제한하는 가운데, 국산면세품 불법유통을 근절할 근본적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 1일을 시작으로 오는 16일까지 계도 기간을 거쳐 오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의 면세품 현장 인도를 제한키로 했다. 항공권 예약을 자주 취소하거나 장기간 출국하지 않는 등 대리구매자로 의심되는 외국인들은 이제 시내면세점에서 국산면세품을 사더라도 공항 출국장에서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일명 ‘보따리상’들이 현장 인도한 국산면세품을 밀반출하거나 국내에 유통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보따리상은 시내면세점의 면세품 현장 인도 규정을 악용해왔다. 이들은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만 사고 항공권을 취소한 뒤, 현장 인도한 면세품을 국내 상인에게 재판매하는 수법을 써왔다.
실제로 감사원 조사 결과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시내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수령한 외국인 중 3회 이상 면세품을 구매하고 탑승권을 취소한 외국인은 8129명에 달했다. 이들이 구입한 면세품만 535억원어치였다. 180일 이상 출국하지 않고 면세품을 구매한 사람도 7322명으로 드러났다. 관세법 상 면세품은 본인 사용 목적에서만 구매가 가능하고 재판매가 금지돼 있지만, 대리구매를 통한 편법 장사가 그만큼 성행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관세청은 고민 끝에 ‘현장 인도 제한’이라는 특단책을 내놨지만, 문제는 이같이 현장 인도를 제한하는 방식만으로는 면세품 불법유통을 뿌리뽑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법 유통의 ‘몸통’인 불법 판매업자는 그대로 둔 채, ‘꼬리’인 대리구매자만 단속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국내 면세품 불법 유통 규모, 루트 등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공항 인도장 시설을 확충하지 않은 채 시내면세점 현장 인도만 제한하게 되면 인도장 혼잡 문제가 발생한다”며 “관세청이 규제에 따른 결과는 고려하지 않은 채, 여론에 떠밀려 급하게 단기 땜질식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국산면세품 불법 유통을 제재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현재로서는 시내면세점 현장 인도를 일부 제한하는 방식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실제로 관세청장은 관세법 시행령 213조에 따라 보세판매장에서의 판매방법, 구매자에 대한 인도방법 등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국산면세품 불법 반입을 처벌할 법적 근거는 미흡한 상황이다.
관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현장인도 규제 조치를 넘어 근본적인 해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내면세점들의 의견을 취합해 오는 10월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며 “인도장 혼잡도 개선과 수령절차 간소화, 관세법상 국산면세품 관리 근거 마련 및 불법 반입 시 처벌 조항 신설 등 다양한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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