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주춤 석달만에 2000원 ↓ 자영업자 원가인상 부담 덜어 소비자가격 반영 시간 걸릴 듯

고공행진하던 닭고기 산지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방목 사육 중인 토종닭.
고공행진하던 닭고기 산지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방목 사육 중인 토종닭.

고공행진하던 닭고기 산지 가격이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치킨 전문점 등 업계가 한시름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닭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자영업자들은 원가 부담에 인건비 상승까지 더해져 이중고에 시달려온 형편이었다.

14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2000원을 웃돌던 육계생계(대 기준 ㎏당) 가격이 지난 12일 1990원을 기록한 데 이어 13일에는 1890원까지 내려갔다. 석 달 만에 200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치킨 전문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닭고기 9-10호 가격도 지난달 초 4692원까지 치솟았다가 그달 25일부터 4000원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주 3769원, 지난 13일 3462원으로 지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리당 700원대를 유지해온 육계 병아리 가격도 다음주께는 60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병아리 가격은 마리당 100~200원 수준이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설을 지나면서 (닭고기) 물량이 조금씩 늘고 있고 정부가 AI 방역을 잘한 덕에 피해도 없어서 현재 산지에서 인상 요인은 없다”며 “아직 작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산지값이 200원 정도 올라있는 상태이나 점차 원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닭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등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상당수 프랜차이즈가 닭고기 시세와 연동해 가맹점 공급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최근 닭고기 가격이 상한가를 달리면서 점주들 시름도 컸다. 일정 상한가를 넘어선 비용은 본사가 부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가맹본부도 수익성 우려가 제기됐다.

닭고기를 주로 사용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KFC 관계자는 “(닭고기)산지 가격이 한동안 오른 데다 임차료 등 안 오른 게 없다보니 수익성 측면에서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원가 상승에 올해 인건비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비용 부담을 호소해왔다. 서울 동작구에서 치킨 전문점을 운영하는 강모(47)씨는 “보통 3500원에 들여왔던 닭이 작년 말에 5000원을 넘어서면서 마진(이익)이 떨어져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에 일부 치킨 업체들은 올 들어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전국구 맛집으로 유명한 인천의 신포닭강정은 지난달 10일부터 기존 1만7000원이던 닭강정 가격을 1만8000원으로 올렸다. 업체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상승 부담을 인상 배경으로 꼽았다.

한편 닭고기 소비자가격은 작년 동기간보다 20% 이상 높아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닭고기 소매가격은 중품 1㎏ 기준 5794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6.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보다는 3.2% 높았다. 산지 닭고기 가격이 한달 전보다 25% 가량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aT 관계자는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면 산지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부분도 있지만, 유통기한도 고려해 출하해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가격 반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dl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