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1월 수출, 전달비해 30.8% 하락
석화·석유제품도 각각 19.0%·11.9%↓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2개월 연속 부진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1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수출 감소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 10년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출 부진은 기업들의 재투자 의욕을 꺾고 나아가 고용부진까지 불러 미래불확실을 키우면서 내수불안을 가속화하게 된다. 최근 우리 경제에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 바로 전형적인 악순환 고리에 의한 디플레이션 분위기 점증 증세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출액은 4968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간 대비 10.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감소세는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줄어든 이후 최장이다. 특히 6월 이후 6개월째 두자릿수 감소율이 계속됐다.
이로써 올해 수출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에 ‘역성장’에 빠질 것이 확실시되며, 2년 연속 6000억달러 달성 목표도 사실상 무산됐다. 특히 2009년(-13.9%) 이후10년 만에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의 부진이 주원인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0.8%나 떨어졌다. 반도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단가 하락이다. 주력인 D램 8Gb 가격은 지난달 평균 2.81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0.9%나 떨어졌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 폭락을 이끈 건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이다. 모두 국제유가와 직결되는 품목이다. 국제유가는 현재 1년 전에 비해 5.4% 떨어진 배럴당 62달러 수준이다. 고스란히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각각 각각 19.0%, 11.9% 줄었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출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민간 소비가 줄어들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상품 수출액이 1% 감소할 때 민간 소비는 0.15% 줄고, 소비자 물가는 0.06%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상품 수출액이 3% 감소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민간소비는 0.45% 감소하고, 소비자물가도 0.17%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공급 측 수입 물가 하락과 수요 측 내수 불황 등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 이라며 “수출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경제성장률 수준도 많이 떨어져 물가상승 수준도 떨어지면서, 앞으로 마이너스 물가는 종종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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