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현금확보 위해 회사채 발행 러시
장기화 여부 예단못해…연초 사업계획 폐기
성장·현상유지 대신 생존 자체에 올인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이 선언되면서 글로벌 경제 전체가 속절 없이 추락하자 기업들이 공황 상태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대해 30일간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놓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지난 12일 미국 증시가 2352포인트 급락하자 국내 거래소 시장도 100포인트 넘는 폭락장을 연출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방역망 강화는 사형선고와 다름 없다.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공급 체인인 중국의 가동 부진과 소비 체인인 미국과 유럽 시장의 추락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할 처지다. 기업들은 3월 중순이 되는 시점임에도 연간 사업계획 수정에 손 조차 대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여부 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기업들은 신규 투자를 줄이고 비용을 줄이는 등 현금 확보에 총력을 쏟으며 생존 자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생존 자체가 화두…사업계획 폐기 구조조정으로 현금확보 총력=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경영 화두 자체가 180도 달라졌다. 성장은 커녕 현상유지의 목표도 사라졌다. 생존이 화두다.
이에 기업들은 진행되고 있는 투자를 제외하고 신규 투자를 중단하거나 미루고 있다. 비용 절감 움직임도 뚜렷하다. 주요 제조업들 사이에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반면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유가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계에서는 회사채 발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 10일 6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GS칼텍스는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현대오일뱅크도 5000억원 규모를 회사채를 통해 조달했다.
LG화학 또한 지난달 9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 바 있다. 올해 반전을 기대하던 반도체업계도 낙관 전망을 접었다. 휴대폰, TV 등 세트 제품 판매 부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초 계획했던 마케팅, 공장가동 등 경영 계획도 모두 뒤틀리고 있는 실정이다.
가전업계도 상황이 심각해졌다. 프리미엄 TV의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 시점이면 올림픽 D-100일과 같은 대규모 판촉이 들어가야할 시점이지만 모두 접은 상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은 통상 유통 채널 등을 통해서 판매를 하는데 소비자들이 한가롭게 제품을 보러 나오겠느냐”라며 “실제 이탈리아는 최근 가전 판매가 브랜드 무관하게 20~30%가 줄었으며, 전국적으로 점포 폐쇄 조치가 들어가 더욱 심각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벌써 3월 중순을 지나는데, 코로나19가 언제 사그라들지 예측 조차 불가능해 연간 사업 계획의 재수립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기업들이 생존 자체를 고민하는 상황이라 사실상 내년초까지도 여진이 계속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수출 쇼크, 내수 붕괴에 비관론 일색…11년 만 최악 성장 기정사실= 사실상 공황 상태에 빠진 기업들은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붕괴로 올해 1%초반의 저성장이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신용평가사와 IB 기관들도 비관론 일색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재 S&P가 등급을 부여한 한국 기업 가운데 23%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며 “정유, 화학, 철강, 유통, 자동차, 항공, 전자 업종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1.0%로 낮췄으며, 노무라증권은 오는 6월까지도 코로나19 여파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2%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점쳤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기세가 꺾일 시기 자체가 불가능한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사람의 이동이 제한이 된다는 것은 경제 활동 자체의 차질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소비가 줄 뿐 아니라, 운송·여행 등 모든 부문에서 영향을 받는 것이어서 충격이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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