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硏 “오류·조작 위험”
개인신용정보 활용 제안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금융회사가 고객들의 투자등급을 판별하는데 사용되는 '고객 적합성 평가'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지난 2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부터 발생한 DLF, 라임펀드 등 불완전판매 사건에서 금융회사가 고객 적합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임의 조작한 사례가 다수 발견된 것처럼, 적합성 평가의 기준, 방식, 절차에 따라 오류가 나타날 수 있고 그 결과 역시 조작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은행이나 증권사가 금융투자상품을 권유하거나 판매하기 전에 고객의 적합성을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객 적합성 평가제도는 취지 자체는 좋으나 금융사 불완전판매를 사전차단하기 보다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금융사 책임 면피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다. 고객 적합성 평가의 기준, 방식, 절차에 따라 평가 오류와 조작의 가능성이 내포된 상태에서 고객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고객 적합성이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제3자의 사후 검증도 쉽지 않다.
고객 적합성 평가 방식을 사용하는 일본 금융청도 “고객 적합성 평가제도 자체가 형식만 남아있고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평한 바 있다.
이에 보고서는 금융회사의 고객 적합성 평가 실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나 영국 금융행위감독기관(FCA)은 매년 또는 주기적으로 중점 검사항목 또는 테마 점검사항으로 지정해 금융회사의 고객 적합성 평가 실태를 점검하고 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사고가 터지면 사고 금융사에 국한해 고객 적합성 평가를 살피고 개선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
또 보고서는 비대면 금융투자상품 가입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금융사가 비대면 환경에서도 적절하게 고객 적합성 평가를 할 수 있도록 고객에 추가적 설명 제공, 비일관적·모순적 답변 조정 등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제도적 개선도 주문했다. 올해 초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MyData) 제도가 도입되면서 마이데이터업자가 아닌 경우 대통령령에서 별도로 정한 금융회사만 고객의 본인신용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제도적 변화가 이뤄지는 시기에 고객 적합성 평가를 목적으로 한다면 금융회사가 고객의 신용정보를 제공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회사가 고객의 신용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면 고객의 재산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동시에 고객의 적합성도 적확하게 평가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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