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나녹스에 2700억 물려 손실 비상
공매도업체들, 나녹스에 제2의 니콜라·테라노스 비난
고점 이후 8거래일 만에 54% 추락
니콜라, 수소충전소 건설도 차질…주가 25%↓
테슬라, 배터리데이 실망 후 목표주가 하향 잇따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버티면 오를 ‘상남자의 주식’인가, 개미 울리는 ‘사기’에 불과한가. 해외주식 투자열풍에 뛰어든 서학개미들이 나스닥 인기 종목들의 잇딴 추문에 비상이 걸렸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수소차 업체 니콜라에 이어 디지털 엑스레이(X-ray) 촬영장비업체 나녹스마저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두 종목에 물린 금액만 2700억원이 넘어 사태가 악화되면 손실을 볼 개미도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제2의 테라노스? 고점에서 54% 추락한 나녹스
23일(현지시간) 나스닥시장에서 나녹스는 전 거래일보다 2.66% 하락한 29.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규 시장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3.21%의 급락세를 이어갔다. 정규 시장 주가만 보면 지난 11일에 기록한 고점(64.19달러) 이후 단 8거래일 만에 무려 54.34% 추락한 것이다.
나녹스의 주가를 끌어내린 사기 의혹은 지난 15일 미국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업체인 시트론 리서치의 리포트에서 시작됐다. 시트론은 나녹스를 실리콘밸리 최악의 사기기업인 테라노스에 비유하며 “회사의 장비를 일반 CT 기기와 비교할 수 있는 영상자료를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고 과학적으로 입증할 만한 논문도 없다”고 공격했다.
또다른 공매도 투자업체 머디워터스도 가세했다. 머디워터스는 22일 리포트를 통해 “니콜라는 진짜처럼 보이려고 수소트럭을 언덕에서 굴렸고 나녹스는 아크(상용화 준비 중인 디지털 엑스레이 촬영장비)가 진짜처럼 보이려고 시연영상을 조작했다”며 “나녹스는 니콜라 못지않은 쓰레기”라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던 루이싱커피의 분식회계 의혹을 폭로해 나스닥에서 퇴출시킨 이력이 있다.
나녹스는 SK텔레콤이 투자한 이스라엘 벤처기업으로, 반도체를 활용해 성능을 개선하고 비용을 낮춘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로 주목 받았다. 지난달 21일 나스닥에 상장한 이래 한 달도 안 돼 주가가 3배 폭등했고, 국내투자자들도 1억842만달러(약 1262억원·23일 보관금액 기준)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상태다.
◆‘사기 의혹’ 니콜라, 수소충전소까지 차질…‘혁신’ 부재한 테슬라도 급락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니콜라는 사기 의혹으로 경영 위기에 몰렸다. 최근 논란 때문에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협력사들과 진행 중이었던 수소 충전소 건설 논의가 중단됐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왔다. 수소 트럭을 위한 수소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도와줄 협력사를 확보하는 일은 니콜라의 중요한 전략적 목표였다.
보도가 나오자 23일 니콜라 주가는 25.82% 급락했다. 나스닥 상장 이후 역대 최저가다. 6월 초 300억달러를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8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220억달러(73.5%)가 증발한 것이다. 니콜라 주식을 1억2692만달러(약 1448억원) 보유 중인 국내투자자로서는 속이 새까맣게 탈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니콜라 사기 논란은 이달 10일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에 실제 수소 트럭을 생산할 핵심기술이 없으며 과거 공개된 수소트럭 주행 영상은 언덕에서 굴러 내려가는 모습이라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내면서 촉발됐다. 니콜라 측은 “동영상은 개발이 끝나지 않은 시제품이며, 해당 차량이 자체 동력으로 주행한다고 말한 적 없다”고 해명했지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이 돌연 사임하며 의혹에 불이 붙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해외주식 돌풍의 주역인 테슬라도 불안한 모습이다. 테슬라의 신기술을 공개하는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할 만한 신기술이 없었다는 혹평 속에 23일 10.34% 급락하며 400달러선이 무너졌다.
월가의 목표주가 하향도 줄잇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3개 증권사의 테슬라 평균 목표주가는 305달러로 105달러 하향됐다. CNN비즈니스는 32명의 애널리스트가 12개월 평균 목표가를 기존보다 19.27% 하락한 314.40달러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투자업체 UBS는 3년 뒤 2만5000달러 가격대의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테슬라의 계획에 대해 폭스바겐 등 다른 업체들도 그때쯤이면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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