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인수가 무려 7만3165원
반년 전 대비 4.9배 가격 수용
발행사 임원 3명 150억 차익
카카오도 투자가치 14배 급증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산업은행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3자 배정유상증자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 국책은행이 대기업 계열사에 ‘스타트업’ 투자를 한 점과, 6개월 전 증자 때보다 신주 인수가를 4.9배나 높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산은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덕분에 대기업인 ㈜카카오와 앞서 증자에 투자했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임원은 ‘돈 방석’에 앉게 됐다.
상호출자제한기업인 시가총액 9위 ㈜카카오가 98% 지분을 가진 회사다. 이번 유상신주 발행가는 주당 7만3165원이다. 지난해 7월 이 회사가 37억원 규모의 3자 배정유상 증자를 할 당시 신주발행가는 1만4800원이었다. 불과 6개월 새 무려 4.9배나 높은 기업가치를 산은이 인정한 셈이다. 그 사이 소규모 합병이 있었지만 자본잠식 기업이었다.
이번 투자로 지난 5월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임원들은 대박이 나게 됐다. 당시 임원 3명이 25만4053주, 기타투자자 31만9556주를 배정받았다. 임원 3명이 거둔 평가차익만 149억원이 넘는다. 기타투자자 평가차익은 188억원에 육박한다. ㈜카카오는 설립당시 5억원, 2019년 12월 유상증자로 626억원을 투자했다. 산은의 이번투자로 ㈜카카오 지분가치도 14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기반의 B2B 플랫폼 사업 본격진출을 위해 2019년 12월 설립했다. 최근 메신저 기반의 업무 협업툴 ‘카카오워크(Kakao Work)’와 기업용 클라우드 ‘카카오 i 클라우드(Kakao i Cloud)’ 등을 통해 B2B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국내 벤처투자 규모의 지속적 확대와 유망 스타트업 성장에 따른 기업 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에 의한 대형 스케일업 투자가 미흡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벤처캐피탈협회가 집계한 기업당 평균 벤처투자금액은 27억원 수준이다. 산은은 지난해 초 스케일업금융실을 신설해 14개 기업에 100억원 이상의 대형 투자를 진행했다. 이번 건이 관련 투자 가운데 최대다.
스타트엄은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기업들을 일컫는다. 다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6일 현재 국내 시가총액 9위인 카카오 계열사다. 대주주가 충분한 자본확충 여력을 갖추고 있다. 산은의 이번 투자액은 이 회사 자기자본은 물론 총자산보다 큰 규모이지만, 확보하는 의결권은 8.8%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산은의 투자 전 사전기술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면서 "1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우량 스타트업에 대한 과감한 금융지원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에 맞춰 혁신기업에 대한 대규모 스케일업 투융자와 차별화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5년간 1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벤처·스케일업 투·융자 프로그램신설 등을 통해 혁신성장 주요 분야 핵심 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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