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전봉민·박덕흠·김병욱

與, 양정숙·김홍걸·이상직

전문가 “검증 못한 당 책임”

제 21대 국회에서 각종 논란과 의혹이 제기된 국회의원들이 소속 정당에서 탈당하거나 제명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의혹이 커지면 여야 공히 ‘엄중한 처분’을 공언하지만 일단 당적에서 이탈하고 나면 유야무야돼 무책임한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제명·탈당으로 당적을 상실한 의원은 벌써 6명에 이른다. 전날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전격 탈당하면서 탈당·제명 사례는 여야 공히 각 3명씩이 됐다. 인턴 여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는 김 의원은 “사실 무근이지만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의혹 제기 다음날 즉각 당적을 내려놨다.

이와 관련, 긴급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려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의원이 탈당하자 회의를 취소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전봉민·박덕흠 의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커지자 자진 탈당을 선택한 바 있다. 전 의원은 부친의 언론인 회유 및 일감몰아주기 의혹, 박 의원은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여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21대 국회 첫 당적 상실도 여당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비례대표 위성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 양정숙 의원이 부동산실명제 위반, 명의신탁 등의 의혹이 불거지자 제명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의원도 현 정부의 ‘뇌관’인 부동산문제로 논란을 빚고 민주당 윤리감찰단에 회부된 뒤 제명됐다. ‘당의 부동산정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부동산 보유로 당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사유였다. 대량해고 및 임금체불 의혹을 받던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은 당 윤리감찰단이 이 의원을 회부하자 자진 탈당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당적 회피가 무책임한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각 당이 공천 과정에서 그런 문제들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했다는 책임이 적지 않다”라며 “의혹 제기 후 탈당을 해버리면 당의 진상조사도 끝나버리는데, 끝까지 정치적·윤리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체 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두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