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주식 4.8조 순매수

ADR방식 상장 중국기업 선호

제약주 등 보관금액 순위서 밀려

서학개미가 올해 들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전기차 관련 ETF 등 다양한 투자처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테크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투자처가 다양화하고 있다.

5일 예탁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올해 들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의 규모는 42억8200만 달러(한화 4조7894억원)로 집계됐다.

순매수 금액 상위종목을 보면, 테슬라(10억940만 달러)와 애플(5억768만 달러)이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두 종목을 나머지 빅테크들은 모두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이는 기술주가 상위권을 독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되는 것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애플이 순매수 금액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했고, 구글(2위), 아마존(4위), 테슬라(5위)가 5위권에 랭크됐다.

이들을 대신한 종목은 미국 증시에 주식예탁증서(ADR)의 방식으로 상장된 중국 기업이었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수혜를 입고 있는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가 2억6421만 달러로 3위를 차지했고, 바이두가 1억7897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중국의 드론 기업인 이항도 9913만 달러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팩도 두 곳이나 상위권을 차지했다. 처칠 캐피털은 1억3623만 달러,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은 1억2545만 달러로 각각 6, 7위에 나란히 섰다.

이들 모두 전기차 관련 업체와 합병 상장설이 제기됐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처칠 캐피털은 테슬라의 대항마로 꼽히는 고급형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인수설이 부각됐고,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은 지난달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와 합병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ETF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지난해 성장주 ETF로 큰 인기를 끌었던 아크 이노베이션 ETF(1억6046만 달러)가 5위에 올랐고, 전기차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글로벌X리튬 ETF(1억431만 달러)도 처음으로 8위를 차지했다.

올해 미국 주식의 보관금액 순위를 살펴보면, 빅테크의 비중이 여전히 독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위 1~6위는 지난 3일 기준 모두 미국의 주요 기술주가 차지했다.

그러나 연초와 비교하면, 테슬라(108억7626만 달러), 애플(35억6541만 달러), 구글(9억4345만 달러)을 제외한 빅테크의 보관금액은 모두 횡보했다.

화이자, 모더나 등 주요 제약주와 넷플릭스도 50위권에서 빠졌다. 대신 노바백스(2억2433만 달러)가 20위로 제약주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을 유지했다.

대신 ETF의 보관금액이 크게 늘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5억1136만 달러)은 올해 들어 69.5% 급등하며 순위가 네 계단 오른 9위를 차지했고, 바이오 ETF인 아크 제노믹 레볼루션 멀티섹터 ETF(2억911만 달러)도 69.8% 상승하며 순위가 46위에서 28위로 올랐다.

TSMC ADR(3억8737억 달러), 이항 ADR(3억4940만 달러), 바이두 ADR(2억7361만 달러)도 각각 10위, 14위, 16위를 차지하며 연초와 비교해 처음으로 순위권에 진입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