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헌법재판소가 30일 선거구별 인구 편차에 대해 현행 ‘3대 1’에서 ‘2대 1’ 이하로 조정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비례대표 의석 수ㆍ국회의원 정수 조정 등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지역구 의석을 조정하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 수를 줄이지 않을 경우,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선 전체 국회의원 정수 조정에 대한 논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인구 하한선에 미달된 경상도권의 한 의원은 31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여론이 있으니까 ‘정수를 늘리자’는 주장을 밀어붙이기엔 부담이 큰 건 맞다”면서도 “그런데 저희(통폐합되는 지역구를 둔 의원)들 입장에서는 정수를 늘리더라도 지역구가 유지되길 바라는 게 정말 솔직한 심정이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여차하면 당장 다음 총선을 앞두고 ‘밥줄’이 끊기게 되는 마당에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의 정수는 조금씩 늘었다. 2004년 17대 총선을 코 앞에 두고 국회의원 정수는 273명에서 299명으로 증가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 임박해선 의원 정수는 299석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역구 2석을 늘리면서 비례대표 2석이 줄었다.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선 ‘세종시 1석’을 추가하는 중앙선관위의 중재안을 여야가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국회의원 정수가 299명에서 300명으로 늘었다. 앞서 국회 내에 설치된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8곳의 분구와 5곳의 통폐합을 통해 3석을 늘리는 권고안을 제시했지만, 통폐합 지역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져 논의가 당시 수 차례 중단됐기 때문이다.

다만 야권 지도부와 혁신실천위원회는 이번 선거구 개편 문제를 두고 단순 정수 조정 논의가 아닌, 소선거구제 재검토ㆍ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과 같은 전면적인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혁신실천위원장은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 훼손을 막기 위해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해졌다”고 강조했고 정의당은 현행 소선거구제의 전면 재검토 등을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다소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새누리당은 “대도시 인구밀집 현상이 심화되는데 지역 대표성 의미가 축소되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는 짤막한 논평을 냈다. 다만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위원장은 선거구 획정 권한을 국회가 아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둬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