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도료인 옻칠을 오랜 기간 전문적으로 다룬 김덕한 작가는 나무에 색면 옻칠을 층층이 쌓고 다시 갈아내며 노출하는 작업으로 독보적인 방법론을 고수한다. 한 겹의 옻을 바르고 건조되길 기다린 후 다시 사포질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인내와 노동의 수행 과정은 단색화 작가들과 맥을 같이한다. 화면 위 예민하게 드러난 층들은 수차례 반복 작업을 거쳐 매끄러운 표면으로 완성된다. 그 결과물은 마치 숙련된 도공이 만든 도자기의 표면과 같으면서 고의와 우연이 만나 생겨난 유약의 자국처럼 시간의 흔적을 내포한다. ‘Overlaid’란 명제처럼 작가는 ‘과거가 될 현재의 모습’을 켜켜이 쌓아 현실의 흔적을 다층적으로 기록한다.
장소연 헤럴드아트데이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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