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만드는 방심…한달 뒤 우리는 또 팬데믹 맞을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세계최초로 백신접종을 시작한 영국과 접종비율이 가장 높은 이스라엘이 백신접종 시작 한 달 뒤 역대 최다 확진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야 백신보급이 시작되는 우리나라가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아워 월드 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지난달 17일에는 8624명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확진자 수를 나타냈다. 이스라엘 백신도입 일은 지난해 12월 19일(신규확진자 2442명)로 최다 확진 기록 약 한달 전이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9월 27일 6276명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후 방역에 성공해 11월 내내 1000명 이하로 확진자 규모를 관리했다. 확진자 수가 치솟기 시작한 것은 백신도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 약 한 달 뒤인 1월엔 지난해 9월 대유행 때보다도 더 큰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8일 세계최초로 백신을 도입하며 ‘브이데이(V-Day)’라고 자축한 영국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다. 정확히 한 달 뒤 전례없이 거센 재유행을 겪었다. 국제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8일 영국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6만8053명에 달했다. 백신접종이 시작된 날인 12월 8일 1만2282명에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난 뒤 최대 신규 확진자 수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문가들은 백신으로 인해 오히려 확산이 거세지는 역설을 우려하고 있다. 백신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무디게 만드는 방심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앞서 “백신 접종률 70%를 달성해야 재생산지수가 2인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급계획대로 올해 하반기는 돼야 어느정도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은 “올해 말이나 돼야 어느정도 안심할 수 있다”며 “일상으로 완전한 복귀는 어려울 것이고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감염병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경란 대한감염협회 이사장은 “백신도입 때문에 확진자 수가 늘었다고 확정할 수는 없지만, 백신도입 이후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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