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자율주행 등 익히기 ‘구슬땀’
‘거수기’ 오명 벗고 시간 때우기 교육 탈피
삼성SDI·SK이노베이션 사업장 견학 실시
현대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교육 주력
국내 기업들이 최근 수소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도심항공 등 미래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외이사들도 사업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직접 공장에 데려가 제조공정을 설명하거나 최신기술에 대한 전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열공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9일 국내 4대 그룹 주요 계열사 10곳이 2018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실시한 ‘사외이사 교육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각 기업들은 1년에 3~4차례에 걸쳐 현장 견학과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 네트워크 사업부가 직접 나서 사외이사들에게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동향을 설명하고, 제조라인 투어를 진행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사외이사들이 직접 눈으로 배터리 제조공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국내외 현장견학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2018년 사외이사들을 이끌고 헝가리법인 현장을 시찰했다. SK이노베이션도 사외이사들과 배터리 제조라인을 돌며 새롭게 뛰어든 전지사업의 방향과 동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핵심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방점을 찍고 사외이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나란히 UAM 사업 현황을 상세히 소개하며 이해도 제고에 주력했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사상 첫 여성 사외이사로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이지윤 카이스트(KAIST) 항공우주공학 부교수를 선임하며 UAM 관련 이사회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도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완성차 업계의 최신기술을 설명하는 데 대부분의 교육을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각 기업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신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사외이사 교육 내용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국내 기업들은 과거 사외이사 교육을 전혀 실시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단순 업황설명과 실적자료 제공에 그쳐 ‘시간때우기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사외이사들 역시 사업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거나 전문성이 떨어져 ‘거수기’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사업·분기보고서에 ‘사외이사 교육 실시 현황’을 상세히 기술하도록 기업공시서식이 강화되면서 각 기업들도 사외이사 교육 내용에 점차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외이사들도 ‘거수기’ 오명에서 벗어나고, 경영감독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동빈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사외이사가 경영 감독 및 자문 등의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로서의 전문성을 제고할 수 있는 체계화된 교육을 기업 차원에서 제공하려는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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