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작년 6월 도입

IFRS17도 2년 연기돼

보험사의 부채 부담을 덜기 위한 공동재보험 제도가 지난해 6월 도입됐지만 실제 계약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애초부터 우려했던 재보험료 부담 등으로 보험사들이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작년 하반기부터 ABL생명, 오렌지라이프 등 약 5곳의 생명보험사가 국내외 재보험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 계약을 성사한 곳은 아직 없다.

미국계 재보험사 RGA와 공동재보험 계약을 논의 중인 ABL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논의 중인 단계”라며 “(논의가) 길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일부 움직임은 있는 것 같은데 아직 계약 성사 소식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동재보험은 원수보험사가 위험보험료, 저축보험료 등 영업보험료 전체를 재보험회사에 출재하는 제도다. 사고보험금뿐만 아니라 해약환급금, 책임준비금 적립 등 모든 책임을 재보험사와 나눠가질 수 있다.

금리 하락으로 이차역마진 문제를 겪고 있는 보험사 입장에선 금리 리스크를 외부로 넘겨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지급여력비율(RBC)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공동재보험에 가입한다면 요구자본이 줄어 RBC비율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공동재보험 가입 비용(보험료) 부담이 문제다. 넘기는 위험의 규모가 크니 보험료가 비싸다. 가입 첫 해에 보험료를 일시에 비용 처리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이 때문에 오히려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 공동재보험은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있을 때 이차역마진에 대한 대비책이 되는데 현재로선 추가적인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

마침 새 회계제도 도입도 늦춰졌다. IFRS17은 당초 올해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시행이 2년 연기됐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굳이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라며 “아직 선례가 없는 만큼 타사 동향을 보며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