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신동·용두동 신도시 부지 인근서

2018년 매입·지난해 매도한 사례들 발견

‘신도시 호재’ 그린벨트 땅값도 급등

개발계획 사전유출 등 의혹 더 커져

특수본, 구속영장 신청 등 수사 강도 높여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직전 땅을 사들였다가 1~2년 만에 되팔아 높은 차익을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3기 신도시 창릉지구 모습. [연합]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기 직전 땅을 사들였다가 1~2년 만에 되팔아 높은 차익을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3기 신도시 창릉지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직전에 땅을 사들여 억대 차익을 낸 전북 전주시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이웃들처럼, 창릉신도시 일대에도 ‘치고 빠지기’식 매매 행위가 기승을 부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헤럴드경제가 경기 고양시 창릉지구 인근 토지거래내역과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한 결과 2019년 5월 신도시 지정 발표 전에 외지인이 땅을 매입했다가 1~2년 만에 되팔아 1억원 이상 차익을 본 사례들이 다수 포착됐다.

창릉지구 인근의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 임야 1개 필지(1041㎡)는 2018년 6월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땅을 매입한 투자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70대로, 2년간 보유했다가 지난해 6월 4억5675만원에 되팔았다. 불과 2년 만에 1억원 넘는 차익을 본 것이다.

이 땅은 도로와 이어지지 않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맹지지만, 창릉지구 예정부지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인접지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토지 형질 변경이나 건축 신축 등이 불가능함에도, 창릉지구 지정과 그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땅값을 밀어올렸다.

또 다른 행신동 임야 필지(2162㎡)도 거래가격이 2018년 4월 1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8월 3억9240만원으로 2년 만에 2배 이상(106.5%·2억240만원) 뛰었다. 이 필지 역시 그린벨트에 들어가 있지만, 창릉지구와 맞붙어 있다는 지리적 이점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덕양구 용두동의 전·대 등 3개 필지(1266㎡)의 경우, 2018년 8월, 2019년 8월, 지난해 5월 세 차례에 걸쳐 거래가 이뤄졌다. 2018년에는 이웃으로 보이는 서울시민 3명이 해당 필지에 올려진 건물을 포함해 총 21억9600만원에 매입했다.

이듬해에는 토지에 대한 지분 3분의 1이 7억3200만원에 팔렸고, 지난해에는 전체 지분이 27억원에 거래됐다. 단순 계산하면 1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땅값이 21억9600만원에서 27억원으로 5억원 급등한 것이다.

이들 사례는 광명·시흥 신도시에 원정투기를 했다가 땅을 팔고 차익을 본 전주시 LH 직원 이웃들과 닮은꼴이다. 실제 전주시 완산구의 한 주민은 2017년 광명시 노온사동 4개 필지(4201㎡)를 17억2200만원에 사들였다가 올해 2월 24억9000만원에 매도해 7억원 넘는 차익을 거뒀다.

창릉지구의 경우, 토지이용계획이 담긴 도면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논란이 벌어지는 등 정보가 사전에 샜다는 의혹까지 깊어지고 있다. 이에 경찰 수사가 LH 임직원, 공무원으로부터 개발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일반인들로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현재 경찰의 내·수사를 받는 대상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무원이 아닌 일반 시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는 전날 전철역사 예정지 투기 의혹이 제기된 포천시청 공무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수사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앞서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22일 “내부정보 부정 이용 등 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행위는 구속 수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