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등 동유럽국들, “EU 백신 배분 불공평” 문제 제기
메르켈 “백신 공급 부족은 EU 탓이 아니라 충분히 주문 안한 회원국 탓”
EU 집행위 제안 ‘백신 수출 규정 확대’도 이렇다할 지지 얻지 못해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의 수장들이 2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화상 회의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접종 확대 방안에 대한 논의에 나선 가운데, EU의 백신 공급을 놓고 회원국 사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를 위해 EU 집행위원회가 내놓은 ‘백신 수출 제한 확대’ 제안은 사실상 정상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일각에서는 EU가 역내 백신 공급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정상회의 전부터 회원국들은 EU의 백신 공급 부족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동유럽 5개국이 충분한 백신을 공급받지 못했다면서 역내 백신 배분 방식 변화를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정상회의에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EU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수준의 피해를 보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불만 섞인 경고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맞서면서 회원국 간의 불협화음은 더욱 고조됐다. 그는 백신 부족의 책임을 각 회원국에게 돌렸다. 메르켈 총리는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가 백신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EU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가 충분한 양의 백신을 주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백신 공급을 둘러싼 회원국 간 긴장이 높아지자 다비드 사솔리 유럽의회 의장은 ‘단결’을 강조하며 분열을 경계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해결책은 다 함께 행동하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회의를 앞두고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코로나19 백신의 수출 규정 강화 방안도 이렇다할 호응을 받지 못했다. 이날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 내에서 생산된 백신 중 상당부분이 영국으로 수출됐다며 공정한 백신 배분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정작 정상들은 EU 집행위의 주장에 뚜렷한 지지를 보이지 않았다.
정상들은 회의 후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수출 허가제뿐만 아니라 투명성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글로벌 가치 사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업이 백신 생산의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납기일을 준수해야 함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백신 수출 제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던 메르켈 총리는 역내 백신 생산량 확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 내 시설들은 영국을 위해 생산을 하고, 미국은 수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유럽 내에서 생산될 수 있는 것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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