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출금 지시 여부 규명 관건
과거사 진상조사단 허위문서 작성 관여 의혹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조사받고도 기소 안돼
3급 이상 비서관 공수처 관할…검찰과 갈등 재현 가능성
총장 부재 상황·재보선 시기 맞물린 점도 변수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를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기소 여부가 주목된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대검 과거사 조사단 허위 보고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서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가 차규근 법무부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을 기소하면서 적용한 혐의는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이다. 함께 기소된 이규원 검사에게는 직권남용 외에 자격모용 공문서작성 행사, 공용서류은닉 공공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
차 본부장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출국금지 요청서를 조작한 당사자인 이규원 검사를 이광철 비서관이 소개했다고 진술했다. 이 비서관이 이 검사에게 사건번호 조작 등을 지시한 정황이 있다면 공범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이미 기소된 이 검사가 청와대 관여 여부를 굳이 진술할 필요가 없는데다, 총장 공석 상태인 검찰이 무리하게 청와대로 수사를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적 논란을 감안할 때 4·7 재보선 이전에는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조사 등 강제수사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하던 지난해 1월 법원으로부터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도 집행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차기 검찰총장이 임명되고 큰 폭의 검찰 인사가 단행되기 때문에 시간적 제약도 뒤따른다.
이 비서관은 현재 수원지검 외에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수사 중이다. 이규원 검사가 2019년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할 때 허위 내용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했고, 이 비서관이 여기에 관여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최근 대검을 압수수색했지만, 아직 청와대에 대한 강제수사는 착수하지 못했다. 이 비서관은 윤규근 전 총경과 ‘버닝썬’ 사건 무마용으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부각시키는 내용의 텔레그램 대화를 나눈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규원 검사는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며 윤석열 전 총장을 비롯한 전·현직 검찰 고위 간부들 이름을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거론한 것으로 보고서에 기재했지만,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름이 언급된 전직 검찰 간부가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7000만원의 배상액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 비서관은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사건으로도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아직 기소되진 않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또다시 힘겨루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 현행법상 대통령비서실 3급 이상의 공무원은 공수처 수사대상이다. 1급 공무원인 이 비서관 사건을 공수처가 이첩하라고 요구하면 검찰은 거부할 수 없다. 다만 공수처가 이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낼 경우 기소 주체가 어디인지를 놓고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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