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반도체 대책회의 D-7

팻 갤싱어 인텔 CEO 참석, SK하이닉스 초청설도 거론

각국 반도체 패권경쟁 가속화…“미국의 본격적인 세력 확장”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공급망을 놓고 각국의 ‘패권주의 경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본격적인 세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는 12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주재하는 반도체 수급 관련 대책 회의에서 인텔의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초청한데 이어 한국의 SK하이닉스 초청설까지 거론된다.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전방위 압박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의 발언을 인용해 “다음주 백악관 대책회의에 팻 갤싱어 인텔 CEO의 참석이 거의 확정적(virtually attend)”이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초청기업 명단에서 인텔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 등 10여개 업체가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다른 기업들은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이번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의 이번 초청과 관련 “예견된 수순”이라고 평가한다. 세계 최대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인텔은 최근 비전 발표에서 200억 달러(약 22조 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두 개의 새로운 팹(공장)을 건설하고, 3년 만에 파운드리 시장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현재 파운드리 점유율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에 사실상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대책 회의에 초청된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백악관은 표면적으로 삼성전자에 단기적인 반도체 공급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미국이 자국 내에 파운드리 공장을 더 지어 달라고 삼성전자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하고 텍사스주(오스틴시), 뉴욕, 애리조나주 등을 후보지로 검토중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편에 서 달라”는 일방적인 요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는 각각 반도체 생산 공장과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중이다. 최악의 경우 두 국가를 놓고 극단적인 선택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백악관의 모습. [로이터=연합]
미국 백악관의 모습. [로이터=연합]

이 같은 대내외적 상황 속에 삼성전자 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백악관 회의 관련) 어떤 내용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의 반도체 부문(DS)을 이끌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이나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또는 정상섭 미국 텍사스 오스틴공장 법인장(전무) 등의 참석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백악관 회의에 깜짝 참석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닛케이는 지난 3일 “SK하이닉스는 초청 명단에 없었지만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이와 관련 “현재까지 (백악관으로부터) 연락 받은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