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단단한, 실속은 꽉 채운 진짜배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찾는다면 폭스바겐의 티록(T-Roc)이 안성맞춤이다. 세련되면서도 매력적인 외관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 국산차에 밀리지 않는 기능은 개성과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유혹한다.
티록은 형님 뻘인 ‘티구안’과 ‘투아렉’으로 이어진 폭스바겐의 새 디자인 방향성을 물려받은 소형 SUV다.
1820㎜의 전폭과 1575㎜의 전고는 최근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인 ‘와이드 앤 로우(Wide & Low)’를 그대로 따랐다. 무게 중심이 아래로 내려온 점은 주행 안정성에도 기여한다.
전면부에는 좌우로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하나로 이어져 있어 와이드한 느낌을 배가한다. 한편 방향지시등과 주간주행등(DRL)을 따로 분리해 하단에 배치하면서 소형 SUV의 아기자기함도 더했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루프라인을 따라 흐르는 크롬 스트립은 쿠페 스타일을 연상 시키지만 지붕높이는 적절한 수준을 유지해 머리 공간을 확보했다.
후면은 티록의 깔끔한 인상을 완성하는 핵심이다. 리어 윈도우와 3D 디자인의 테일램프, 범퍼로 이어지는 3층 구조이지만 적절한 면 분할로 복잡함보다는 간결함이 두드러진다.
실내는 세련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느낌의 폭스바겐 디자인 흐름을 그대로 담아냈다. 소형 SUV 임에도 10.25인치의 디지털 콕핏을 탑재한 점은 기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8인치의 MIB3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디스플레이도 크기 면에서 다소 아쉬운 감은 있지만 필요한 정보와 기능이 잘 정리돼 있어 제 역할을 해냈다.
수입차 치고 괜찮은 수준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을 요소다.
스티어링휠의 촉감도 동급 대비 부드러워 그립감이 좋은 편이다. 다만 주행보조시스템(ADAS)나 미디어 관련 기능을 조작하는 버튼이 좀더 직관적으로 정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소형 SUV의 뒷자리 공간에 큰 기대를 거는 소비자는 적다. 그러나 요즘 대세인 차박과 캠핑 등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좁아서도 안된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티록의 뒷자리 공간은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무릎공간도 주먹 하나 이상 여유가 있었고 머리 공간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게다가 수입 소형 SUV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후석 공조 벤트가 있다는 점도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을 얼마나 잘 연구했는지 드러나는 부분이다.
티록의 트렁크는 445ℓ의 적재 공간을 갖췄고 뒷좌석을 폴딩하면 1290ℓ까지 확장된다. 숫자로 보여지는 공간도 넉넉하지만 밑바닥이 네모반듯해 짐을 편하게 실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좋았다.
북악스카이웨이와 내부순환도로로 이어진 시승코스 내내 티록은 부족하지 않은 주행성능과 비교적 만족할 만한 승차감을 보여줬다.
티구안과 같은 2.0ℓ TDI 디젤엔진은 최고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34.7㎏·m의 넉넉한 힘을 발휘한다. 북악스카이웨이의 높은 경사도 힘들어하는 기색 없이 오를 수 있다.
유럽 브랜드 답게 핸들링도 타이트하게 조여져 있다. 적당히 단단한 서스펜션 덕에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코너를 공략하는 것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다만 소음과 진동 대책에 있어서는 역시 차급의 차이를 넘어설 수 없는 듯 보였다. 디젤 엔진임을 감안하더라도 잔잔한 진동이 핸들을 통해 전해졌고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회전 질감은 다소 아쉬웠다. 내부순환도로에 올라서는 ADAS 시스템의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모든 트림에 ▷전방 추돌경고 및 긴급제동 시스템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다중 충돌방지 브레이크 등 안전 사양이 모두 탑재된 점은 칭찬할 만 하다.
그러나 운전의 편의를 도와주는 반자율주행 기능은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엄 트림 이상에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기능이 탑재되지만 정차 후 재출발 까지 돕지는 않는다. 차로유지보조나 차선이탈방지 기능도 없다는 점은 더욱 아쉬움을 더한다.
티록은 최근 신차가 쏟아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폭스바겐 특유의 안정감과 신뢰성으로 자기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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