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스트 되는 법(미켈라 무르자 지음, 한재호 옮김, 사월의책)=‘난민을 우리 땅에 들어오게 하지 말라’‘동성애자를 공중파방송에 나오지 말게 하라’‘페미니스트는 국가의 적이다’….세계 각지에서 혐오와 배제, 인종차별 등이 도를 넘어서고, 나라 안에서도 편가르기와 상대방에 대한 무조건적 반대와 증오가 팽배한 현실은 숱한 희생을 치르고 얻어낸 민주주의 체제를 무색하게 한다. 작가는 이런 상황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는데, 파시즘의 우월성을 민주주의와 비교해 선전하는 식이다. 민주주의의 지도자는 몇 단계에 걸친 정당과 대중의 투표 절차를 거쳐 선출된다. 이런 과정은 파시즘의 눈엔 답답하게 보일 뿐이다. 대중 투표로 얻은 권력은 한낱 표를 구걸해 얻은 것으로, 쉽게 권력은 변질되고, 타협하게 되는데 이는 진정한 권력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 단계를 거쳐 토의하고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효율성도 떨어진다. 파시즘의 수령은 이와 다르다. 타협이 필요없고 내가 믿는대로 줏대있게 나가는 게 가능하다. 오늘의 파시스트는 과거와 다른 수많은 대중통제 수단을 갖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사람들에게 직접 말하고 메시지를 왜곡하는 중개자는 배제할 수 있다. 사소한 메시지를 계속 내보냄으로써 본질을 호도하도록 이끌 수 있다. 공개 해명, 장시간 TV토론, 특별청문회 같은 게 왜 필요한가? 작가의 파시스트에 대한 예리한 지적은 민주주의의 약점을 이용하는 데서 빛을 발한다. 누군가 눈치를 채고 파시스트라는 말을 들먹이며 공격해온다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려 하는 당신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파시스트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낯설지 않은 기시감을 느낄 수 있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흐름출판)=‘버섯이 볼 수 있고, 식물은 들을 수 있다. 녹조류는 심지어 도청을 한다.’ 독일 여성 행동생물학자 마들렌 치게는 단세포생물부터 균류, 식물까지 지구 생명체들의 놀라운 소통능력에 주목한다. 생존과 먹이사냥을 위해 생물들이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은 매우 다채롭다. 지빠귀는 천적을 속이기 위해 암호를 발신하고, 옥수수 뿌리는 220헤르츠라는 특정 주파수에 반응해 뻗어나간다. 북아메리카의 특정 반딧불이는 짝짓기를 위한 고유한 빛신호 외에 네 종류의 다른 빛신호를 보낼 수 있다. 연애를 꿈꾸며 이런 가짜 신호에 걸려든 수컷은 먹이감이 되고 만다. 버섯의 바이오커뮤니케이션능력은 메달감이다. 비늘송이버섯은 가문비나무와 공생관계를 유지하는데, 인돌-3-아세트산이라는 화학물질을 나무와 똑같이 생산한다. 나무 파트너에게 세포성장을 설득하기 위해 이 화확물질을 방출하는 것이다. 식물세포가 많을수록 버섯 역시 공생 파트너와 더 촘촘하게 연결, 양분을 많이 섭취할 수 있기때문이다. 개똥벌레, 풍뎅이의 라이브 소통장면, 수분을 위한 벌꿀 수를 셀 줄아는 아프리카 식물 데스모디움 세티게룸의 변신술은 압권이다. 수많은 생명체들의 신기한 행동을 보여주는 생동감 넘치는 서술은 다큐멘터리 영상처럼 선명하다. 책을 읽고 나면 숲과 나무, 풀밭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해진다.
▶콘텍스트 마케팅 혁명(매슈 스위지 지음,이주만 옮김,시크릿하우스)=TV, 라디오, 신문 등 한정된 매체 시대에서 무한 매체 시대로 바뀌면서, 소비자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마케터들의 고민은 깊다. 산업시대 마케팅은 제작, 광고, 판매란 표준을 따랐다. 이런 전통적 마케팅은 이제 효과가 떨어지고 소비자를 나이나 성별, 직업 등으로 분류하는 건 의미가 없어졌다. 소비자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정보와 소음이 기존 마케팅 모델을 쓸모없게 만든 것이다. 실리콘밸리 ‘혁신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세일즈 포스닷컴의 마케팅 전략 책임자 매슈 스위지는 마케팅 자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무한 매체 시대 소비자의 구매 동기를 부여하는 열쇠는 바로 콘텍스트다. 콘텍스트 마케팅은 소비자들이 현재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성취하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구매여정의 각 단개별 개인의 브랜드 경험을 잘 이어지도록 사이클을 만들어줌으로써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다. 관건은 트리거다. 소비자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순간인 트리거를 어떻게 발생시키느냐다. 저자는 해법으로 고도의 기술과 데이터를 갖춘 시스템과 자동화 프로그램 활용을 제시한다. 전통적 마케팅의 대표주자인 벤츠와 혁명적 모델인 테슬라를 비교해 명쾌한 그림을 보여준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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