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廣州)이씨 양진제공파 전후 환난구휼도
후진양성하던 열화정, 영화·드라마 촬영지
K헤리티지 한류체험, 글로벌 OTA 만점 육박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낭만의 득량역이 있는 전남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 강골마을에는, 충무공 군대에 군량미를 대고, 전투에도 직접 나서 승전으로 공신이 됐으며, 일제침략기엔 항일 투사로 나선 광주(廣州)이씨 양진제공파 이이덕 종가의 종택 ‘이진래 고택’과 ‘열화정’이 있다.
이씨 종택 동쪽 언덕에 위치한 열화정은 아름다운 풍경의 정원으로 알려져 영화 ‘천문’, 드라마 ‘녹두꽃’, ‘태백산맥’등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호국에 기여했던 이 집안 종택 우물은 가뭄을 이기라고 마을사람들에게 개방됐다. 후덕한 인심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돕는구휼은 이 집안의 내력으로 자리잡았다. 구국은 나눔과 늘 연결되었다.
나아가, ‘K헤리티지’ 한류체험으로 한옥숙박을 현재 운영한다. 집안의 전통만큼이나 배려와 정성으로 손님의 만족을 이끌어 특히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은데, 글로벌 OTA 평점에서 10점 만점에 9.6점을 받았다.
광주 이씨 시조는 신라 내물왕 때 ‘이자성’이다. 경기도 광주 이씨가 전남 보성에 세거하게 된 것은 16세기들어 혼인이 매개가 됐다. 양진제 이수관(1500~1572)이 당시 전라감사였던 부친 이세정과 보성 조성의 부호인 전주이씨 이언정의 인연으로, 전주이씨네 외동딸과 결혼한 것이다.
이수관은 장성현감으로 재직하면서 하서 김인후와 교우하고, 중앙 무대에선 퇴계 이황, 율곡 이이와 경을 논하고 후진들에게 성리학을 강론했다. 낙향후엔 학포 양팽손, 눌재 박상과 학문, 우정, 구국, 나눔 등 여러 면에서 의기투합했다.
이수관의 셋째아들 이유번은 강골마을에 자리 잡은 입향조이다. 그의 장남 이응남은 우계 성혼의 문인이었는데, 정유재란 때 보성 송곡전투에서 왜군을 물리친 공으로, 선무원종공신에 책록돼 있다. 득량만 일대에서 결전을 준비하던 충무공 부대에 군량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진래 종택’은 지방 사대부집 건축양식의 전형으로 꼽히며 국가 중요 민속문화재 제159호로 지정돼 있다. 안채·사랑채·대문채·중문채·곳간채와 솟을대문·사당·연못 등으로 구성됐는데 4세손 이진만이 1835년 건립했고 8세손 이진래가 개축했다.
이진래 고택은 이준회·이정래 고택을 좌우에 두고 있다. 본래 한 집이었는데 형제를 분가시키면서 나뉘었는데, 당연히 담장이 없고, 경계에는 곳간채가 있다.
이진래 고택의 동쪽 언덕 자락에 이이덕 종가의 4세손 이진만이 1845년 후진 양성을 위해 지은 정자가 열화정이다. ‘친척과 정이 오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기뻐하다’라는 도연명의 싯귀를 따 열화정(悅話亭)이라 지었다. 국가 중요민속자료 162호 열화정은 마치 사랑채처럼 ‘ㄱ’자형 건물과 일각대문·마당·연못이 자연과 조화를 이뤄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정자의 4칸 중 중앙 두칸은 방 두 개의 구들로 하고 세로 두칸은 누마루로 조성했다. 누마루에서 보이는 팽나무 옆에는 동백과 백일홍, 벚나무와 목련이 둘러치고 ‘ㄱ’자형 연못이 담장을 대신해 넘치는 물이 계곡으로 흐르도록 했다. 사시사철 번갈아 핀 꽃 향기가 가득하다.
열화정은 이 집안 사람 이윤선(일명 이웅래 또는 이백래)이 일제에 항거 준비를 했던 곳이다. 이윤선은 1907년 능주의 호남창의소 도대장으로 양회일과 함께 보성·장흥 등지에서 일본 헌병에 타격을 가했다. [취재협조: 남도일보, 남도종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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