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7년 이상 못박아 집행유예도 불가능

존속살인죄와 형량 같아…처벌 불균형 초래

올해만 위헌법률심판 제청 3건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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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주거침입 뒤 강제추행의 범죄를 저질렀을 때 무기징역 또는 징역 7년 이상을 선고할 수 있게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조항이 법원의 제청으로 위헌 여부를 가리게 됐다.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오)는 성폭력처벌법 중 주거침입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40대 A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5월 법이 개정된 뒤 1년도 채 안돼 위헌법률심판 제청만 3번째다.

재판부는 “성폭력처벌법이 주거침입강제추행죄를 주거침입강간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함으로써 양형상 심각한 불합리를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법관의 양형권을 극도로 제한해 적정한 법률에 따라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 양형기준도 주거침입강제추행을 감경요소가 있는 경우 징역 1년 6월~3년 형을 권고하는데, 해당 조항으로 인해 양형기준의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을 법정형이 징역 5년 이상이었지만 지난해 5월 개정되면서 징역 7년 이상으로 상향됐다. 앞서 전주지법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같은 이유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형법상 주거침입죄는 징역 3년 이하, 강제추행은 징역 10년 이하로 처벌수위가 훨씬 낮다. 징역 7년 이상은 살인죄 징역 5년보다 형량이 높고 존속살인죄,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와 형량이 같다. 한 헌법 전문가는 “헌재에 들어오는 위헌법률심판이 한해에 많아야 30여건인 점을 감안했을때 한 법률조항만으로 4달 사이 3건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법관들도 위헌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대구시 한 호텔에서 ‘안에 키를 두고 나왔다’며 거짓말을 해 피해자 방에 들어갔다. 방에 들어간 A씨는 ‘관심있다. 술한잔 하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하자 피해자를 강제추행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헌재의 판단이 나올때까지 A씨의 형사재판은 중단된다.

서울 소재 한 법원의 부장판사는 “최근 성폭력 관련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려는 입법부의 의도는 공감하지만 징역 7년 이상으로 법정형을 정해 집행유예도 불가하게 해놨다”며 “다른 죄들과 비교해 양형을 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