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성인 1만여명 대상 ‘성희롱 인식조사’
60·10대男, 성희롱 오해·편견 가장 많아
20·30대 여성, 남성 상사와 갈등 가능성↑
성평등·성차별 의식, 남성이 여성보다 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이대남’(20대 남성), ‘이대녀’(20대 여성) 간 젠더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비화되는 가운데, 성희롱에 대한 남녀 간 인식 차이는 20대에서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한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장 많이 가진 집단은 60대 남성과 10대 남성이었고, 성차별 의식은 여성보다 남성이, 연령대가 높을수록 깊게 내면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을 성추행, 강간 등 행위로만 인식하는 비율도 50%를 넘는 등, 전반적인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민 1만212명을 대상으로 성희롱에 대한 인식 수준을 조사해 발표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조사는 ‘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등 성희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담은 4개 항목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6점 척도로 응답하도록 했다.
그 결과 여성의 잘못된 인식 정도는 6점 척도에 2.04점으로 남성(2.80점)보다 낮았다. 전체 평균은 2.36점이었다.
성별 간 차이는 20대에서 가장 컸다. 20대 여성이 1.75점으로 전 연령대에서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가장 낮은 반면, 20대 남성은 2.60점으로 차이가 0.85점으로 벌어졌다. 그 다음으로는 60대 이상(0.70점), 10대(0.62점)에서 남녀 간 인식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2.96점) ▷50대(2.72점) ▷10대(2.70점) 등의 순으로 성희롱을 잘못 인식하는 정도가 컸다.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가장 큰 집단은 60대 남성(3.10점)과 10대 남성(3.07점)이었고, 가장 낮은 집단은 20대 여성(1.75점)과 30대 여성(1.98점)이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최근 50~60대 남성 자치단체장과 20~30대 부하 여성이 성희롱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로 나타나고 있는 사건들의 문제 상황과 연계해 파악할 수 있는 결과”라며 “20~30대 여성 하급자가 해당 상사와 잘못된 통념에 따른 갈등을 겪는 경우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성희롱에 대한 연상 단어는 성추행, 성폭행, 강간 등 행위를 꼽는 경우가 절반 이상(53.5%)으로, ‘업무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 괴롭힘’이라는 법적 개념과 괴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평등 의식 조사에서는 남성은 평균 3.50점으로, 여성(2.48점)에 비해 성별 고정 관념을 내면화하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자들은 힘든 일은 하지 않으면서 동등한 권리만 주장한다’는 문항에서는 남녀 간 차이가 1.58점으로 가장 컸다.
‘남자가 일을 잘해서 여자보다 승진이 빠르다’ 등 성차별 의식 조사에서도 남성(성인 기준 2.91점)이 여성(2.11점)보다 차별적 사고를 유지하는 비율이 높았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성차별 의식도 컸다.
아울러 성희롱 대처 방법에 대해서는 ‘불쾌하다는 표정과 행동으로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73.8%)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모르는 척하거나 슬쩍 자리를 피한다’(31.6%) 등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령과 성별 등을 고려한 성희롱에 대한 국민 의식 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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