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 단체ㆍ53명의 안무가 모인 ‘2021 모다페’
신진ㆍ레전드부터 50대 중견 안무가ㆍ국립단체까지…
“어려운 시대 극복할 메시지 줄 것”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AI, 빅데이터 분석이 난무하고 실용화되는 시대에 몸으로 표현하는 무용은 가장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대체불가의 예술이에요.” (이해준 조직위원장)
지금 이 땅에서 행해지는 모든 춤이 한자리에 모였다. 45개 단체, 53명의 안무가가 20일간 벌이는 ‘춤의 향연’이다.
올해로 40회를 맞은 국제현대무용제(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 2021·이하 ‘모다페 2021’(MODAFE 2021))가 지난 달 25일 개막, 다음 달 13일까지 열린다.
이해준 ‘모다페 2021’ 조직위원장은 “올해의 ‘모다페’는 국내 현대무용계를 아우르는 자리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모다페’를 향한 무용수들의 의미와 가치도 담았다. “어린시절 ‘모다페’를 보고 자란 신진 무용수들에겐 이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이뤄주고, “원로가 된 무용수들에겐 고향과 같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축제의 스토리”(이해준 조직위원장)를 이번 프로그램에도 반영됐다. 원로와 신진을 아우르는 무대로 꾸며졌기 때문이다.
‘모다페 2021’은 코로나19가 닥친 지난해 열린 현대무용계의 정리 작업의 연장이다. 심정민 무용평론가는 “40주년인 만큼 현대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모던댄스부터 동시대적 창작 경향인 컨템포러리 댄스를 활발하게 보여주는 차세대 주자들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이 ‘모다페’에 담겼다”며 “굳이 해외 초청 공연이 아니라도 질적 수준이 높은 공연을 펼치고 있다”고 봤다.
올해는 특히 주목할 만한 무대가 많다. 심 평론가는 “‘모다페 2021’은 관객의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고 말했다. 지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공연부터 국내외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안은미(6월 13일·아르코예술극장) 안성수(6월 11일·아르코예술극장) 전미숙(6월 9일·아르코예술극장) 등 기라성 같은 안무가들의 무대가 마련돼있다. 한국에 미국 현대무용을 처음으로 도입한 ‘레전드 안무가’ 육완순도 무대를 마쳤다.
50대에 접어든 중견 여성 현대무용가들의 공연은 이번 ‘모다페’가 손 꼽는 무대다. 김영미 황미숙 장은정 강미희 등 네 안무가의 무대(6월 5~6일·아르코예술극장)에선 나이테와 함께 더해진 현대무용과 삶에 대한 철학적 깊이를 만날 수 있다. “50대 중반에 춤으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버티는 안무가들이에요. 이들을 주목해야 해요. 주목하면 버티고, 살아남을 수 있어요.”(이해준 조직위원장) 한국 현대무용계의 명맥을 이어주는 여성 안무가의 무대에 의미를 더하고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모다페’가 하고 있는 일이다.
‘모다페’에 가면 현대무용의 지금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이 위원장은 “현대무용은 창작자가 중심이 된 예술로 스타일을 중시한다”며 “현재 한국의 많은 작가들이 유니크한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무용계는 K팝처럼 힙합이 대세라거나 이런 트렌드는 없어요. 다만 컨템포러리가 동시대 무용이기에 주류로 자리하고 있죠. K팝도 점차 범위가 확장되며 노래, 춤, 뮤직비디오 등 전반적인 스타일을 아울러 포괄하는 것처럼 컨템포러리도 마찬가지예요. 요근래에 일어나고 있는 다양하고 다각적인 현상들과 춤의 스타일이 있어요. K팝과 달리 (무용관객과 마니아는) 그것까지 컨템포러리로 포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진 않았어요. 그 기준과 범위를 바꿔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에요.”
한국 현대무용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 젊은 안무가들이 ‘더 뉴 웨이브’ 무대를 통해 공연을 마쳤고, 현대무용계의 현재를 대표하는 안무가들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아트프로젝트보라 브레시트댄스컴퍼니 언플러그드바디즈(6월 2일·아르코예술극장), 이동하 댄스프로젝트, 시나브로 가슴에, 밀물현대무용단(6월 6일·아르코예술극장)을 통해 우리 무용계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요즘 현대무용은 늘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있다. 새로움을 향해가지만 자기가 가진 것, 자기만의 스타일을 유니크하게 반영한다”라며 “스스로의 요구에 맞게 만들었는데 사람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진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다페’의 40년과 함께 성장한 무용계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대미문의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한국 무용계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저마다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해 감염병의 위기 속에서도 ‘모다페’는 거리두기 좌석제로 오프라인 공연을 연 동시에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관객을 만났다. 심 평론가는 “코로나19로 공연계술계가 초토화될 때 모다페를 통해 무용계의 위기 대처 능력과 예술에 대한 의지, 무용수들의 자생력을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무용수들의 기민한 대처 능력은 코로나19 시대에 더욱 돋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새로운 기준이 생기고 방법이 찾아지는 시점에 현대무용은 위기를 기회 삼아 여전히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고 마니아들의 호응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모다페’엔 현대무용의 모든 것을 담았어요. 늘 어려운 시기를 겪어온 현대무용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위기에 처하면서도 꿋꿋합니다. 현대무용이 어려운 이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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