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표적항암제
JW중외, 클로버 활용 면역질환 물질 9종
정부, 바이오 빅데이터에 1조 투입 계획
“개발기간 단축시키고 임상 성공률 높여”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AI(인공지능)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빅데이터,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약개발에는 10년 이상의 시간, 조 단위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런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 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 성공 확률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형 신약개발의 시대를 여는데 이런 첨단기술이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inno.N, 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표적 항암신약 개발=inno.N(이노엔)은 최근 국립암센터 암 빅데이터 플랫폼 사업단, 전북대학교병원 전북빅데이터센터와 함께 ‘암 빅데이터 플랫폼 활용 기반의 신약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inno.N은 암 빅데이터 라이브러리인 ‘CONNECT’ 플랫폼을 타깃 환자 분류, 바이오마커(체내 지표) 개발, 임상시험 실시기관 선정 및 대상자 모집 등 임상개발 전략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ONNECT 플랫폼은 국립암센터 등 11개 헬스케어 플랫폼 센터에서 생산한 암 임상데이터들을 한 데 모은 다기관 임상 라이브러리 플랫폼으로 유방암, 갑상선암, 난소암, 폐암 등 총 10종의 암 임상 데이터들을 연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가장 먼저 적용할 과제는 현재 개발 중인 선택적 RET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13)과 차세대 EGFR 저해제 계열 표적항암 신약(과제명 IN-A008)이다.
송근석 inno.N R&D총괄 전무는 “항암제 임상개발 단계에서 환자군 정의와 환자 모집이 개발 성패와 속도를 좌우하는 것에 따라 연구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고자 암 빅데이터 활용에 나섰다”며 “빅데이터로 국내 환자들의 특성을 파악해 최적의 임상시험 설계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암 관련 변이유전자, 바이오마커를 발견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한 항암제를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JW중외·대웅, AI 기반 플랫폼으로 신약개발 진행=JW중외제약은 자회사인 JW C&C신약연구소가 보유한 AI 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CLOVER)를 활용해 300종이 넘는 암 세포주, 유전자 정보 등을 갖고 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수만 가지 단백질 결합 형태를 따져봐야 하는데 클로버는 암 유전체 정보는 물론 화합물, 약효 예측 등이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어 질환 특성에 맞는 후보물질을 골라낼 수 있다. 클로버를 통해 특정 질병에 듣는 유효 물질을 찾아내고 신약 개발시 약효 등을 예측해 상용화 여부를 신속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JW중외제약은 지금까지 클로버를 활용해 항암과 면역질환을 중심으로 9종의 후보물질을 발굴했고 이 중 3종을 임상단계까지 진입시켰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치료제 JW1601와 통풍치료제 URC102는 해외 제약사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아 기술수출 됐으며, STAT3 표적항암제 JW2286은 현재 JW중외제약이 임상 시험 개시를 위한 비임상시험과 약물 생산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제약사로는 최초로 유럽 최대 AI 활용 바이오신약 클러스터와 제휴를 맺고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대웅제약은 미국 바이오기업 A2A 파마의 AI(인공지능)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기존 방법으로는 발굴하기 어려웠던 세포 내 타깃을 제어할 수 있는 혁신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할 수 있다.
A2A는 인공지능이 결합된 신약 설계 플랫폼 ‘SCULPT’를 활용해 신규 화합물을 설계한다. 대웅제약은 이 구조를 기반으로 물질 합성 및 평가를 수행해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정부,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신약개발 기간 줄이고 가능성은 높이고”=이렇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빅데이터, AI 활용에 나서자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제10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개발·보급 등에서도 보았듯이 바이오헬스 산업은 기술선도자의 승자독식 가능성이 높으므로 기술경쟁, 시간싸움, 총력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미래 정밀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5대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2023년부터 6년 동안 약 1조원을 투입하는 ‘100만명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R&D 집중투자, 사업화 지원, 임상 인프라 확충, 전문인력 육성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빅데이터, AI와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약바이오 투자가 늘면서 신약개발의 가능성은 높아지고 기간은 보다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AI는 한 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을 탐색할 수 있어 연구자 수 십명이 몇 년 간 해야 하는 과정과 시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낮은 임상 성공률도 높일 수 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특성을 가진 환자가 어떤 약물에 반응하는지, 또는 잘 반응하지 않는지를 미리 선별해내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기존 방식에 AI 기술을 적용할 때 평균 13년 걸리는 신약개발 기간은 9년으로, 비용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은 연 평균 40% 이상 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40억 달러(4조 4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빅데이터, AI 등을 활용하면 신약개발의 기간도 단축시키고 성공률도 높일 수 있지만 무엇보다 특정 환자에 특화되어 치료적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이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장(환자)의 정보(질환과 관련한 유전학적)를 얼마나 파악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느냐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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