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우주 탐험(노성열 지음, 이음)=그야말로 뇌 과학 전성시대다. 철학, 심리학, 공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학문의 필수영역이 되고 있다. 그만큼 해마다 수많은 연구논문이 쏟아져 나온다. 문제는 이런 최첨단의 지식을 대중의 언어로 소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30여년간 과학 저널리스트 겸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해온 이성열 씨가 쓴 ‘뇌 우주 탐험’은 그런 면에서 차별화된다.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여행하듯, 흥미롭게 뇌 과학의 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뇌 연구의 첫 단추인 뇌 지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왔는지, 죽은 사람을 해부해 뇌의 생김새를 파악했던 데서 각종 첨단 장비를 통해 관찰하게 된 오늘날까지 뇌 탐구의 역사를 찬찬히 들려준다. 전문용어가 불가피한 뇌의 각 영역과 기능, 역할과 관련한 뇌의 본체를 다루면서, 다양한 비유를 통해 쉽게 설명한 부분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미세한 신경세포에서 뇌 전체를 아우르는 영역까지 머릿 속에 쉽게 그려질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다.
▶오늘부터 공구로운 생활(정재영 지음, 라이킷)=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다.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는 이들이라면 나사못부터 전동 드릴까지 온갖 공구를 다루는 청계천변 공구상을 먼저 찾게 마련이다. 인천 남동, 안산 반월공단, 시화공단, 안양 등도 공구의 메카로 불린다. 그 중 한 곳인 ‘공구로운 생활’을 운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인 저자는 디자인계에서 일하다 급작스레 아버지 공구상을 물려받게 되면서 생산자와 기술자,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공구상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책은 저자가 15년동안 아버지가 타고 다닌 트럭으로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공장의 혈액’이랄 공구를 받고 공급하는 일상과 공구산업의 현실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새벽 5시부터 시작되는 공구상의 하루, 현장 기술자들의 최애 믹스커피 타임, 공구상들이 쓰는 언어와 보람을 느끼는 순간 등 공구상들의 일상과 산업용 공구의 세계, 국산 공구의 현주소 등 공구산업이 돌아가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공구제품과 사용법도 딱딱하지 않게 소개해 놓았다. 콘크리트 벽에 급히 나사를 박아야 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종류가 넘쳐나는 임팩트 드릴 가운데 나에게 딱 맞는 제품은 무엇일지 등 친절하게 알려준다. 부록에는 소비자가 보다 안전하고 즐겁게 공구를 활용할 수 있는 팁, 잘못된 공구 사용으로 인한 사고 사례, 공구 사용 후 잡자재 처리법 등도 담았다.
▶캐럴(이장욱 지음,문학과지성사)=철학적 성찰과 영화적 기법으로 독특한 서사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천국보다 낯선’ 이후 8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 2017년 겨울부터 2018년 가을까지 계간 ‘문학과사회’에 ‘밤과 미래의 연인들’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다. 정교한 플롯을 구사하는 소설은 서로 다른 시공간의 인물들이 기묘하게 연결되고 엇갈리고, 별안간 틈입해 삶을 변화시키는 불가해성을 세련되게 그려간다. 소설은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윤호연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다. 수화기 너머믜 상대는 자신이 윤호연의 아내 선우정의 전 남자친구이고 오늘 자살할 것이라며 만나달라고 청한다. 자신이 죽으면 윤호연 역시 죽게 되리라는 허무맹랑한 협박과 함께. 그런 난데없는 통화에 윤호연은 알 수 없는 호기심에 약속 장소로 향한다. 17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8개의 윤호연의 장과 선우정의 남자친구 도현도의 8개의 장으로 교차하며 진행된다. 두 인물의 서사는 대사와 감정,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20년의 시차를 가로질러 겹쳐진다. 이야기는 도현도가 느닷없이 받게 되는 고액의 채권추심 통지서로 과거와 미래가 수렴된다. 연대채무자로 함께 적혀 있는 이름이 윤호연이기 때문이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미리 대비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영역에서 불쑥 현실로 엄습해 들어오는 불가해한 힘의 작용을 작가는 꼼꼼하게 파헤쳐 나간다.
이윤미 기자/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