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경제수준이 높은 나라였고 1인당 소득이 당시의 미국보다도 높았고 금(金) 보유고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마데로(Madero)라는 항구지역에 ‘사르미엔토 함(ARA Presidente Sarmiento)’이라는 1897년에 만든 군함이 있다. 이 배는 1961년까지 아르헨티나 해군사관학교 수습함으로 세계 모든 바다를 누볐다. 당시의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의 경제력과 국력이 뒷받침해줬기에 이러한 배도 만들었을 것이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남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또는 의견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할 수 있지만 과장된 면이 있다. 오히려 우리가 배울 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아르헨티나 국민의 ‘나무 사랑’이다.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든, 지방도시든 어디를 가든지 성인 남자의 두 팔로도 안을 수 없을 정도의 크고 오래 된 나무가 즐비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국보급이 될 만한 크고 아름다운 나무도 여기저기 수없이 많다. 2년 전 필자가 아르헨티나 국방부를 방문할 때 그 앞의 나무가 매우 인상 깊어 국방부 관계자에게 나무 나이를 물었더니 최소한 300년은 된다고 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건국 200주년이 되는 역사가 긴 나라다. 역사만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어디를 가도 수백년 된 나무, 가로수가 무수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 여기기를 사람 같이 하라”는 말을 실천하는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다. 나무를 일단 심으면 자를 수 없고 자르면 처벌받으며 부득이한 사유로 자르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

아르헨티나는 국토 대부분이 푸른 들판, 구릉이고 산은 서쪽으로 칠레와의 국경 안데스산맥인데 모두 크고 작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끝없이 넓은 땅에 푸른 목초가 자라는 것을 보면 마음도 푸르러진다.

목재나 원목을 수출하기 위해 일정한 면적에 인공 조림을 해서 수년 동안 키운 후 그것을 수출하는 회사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법으로 정한 범위에서 하는 것이며 임의로 벌목하는 것이 아님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나무를 사랑하는 모습은 비단 아르헨티나만 그러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근무한 남미 국가 어디든지 크고 굵은 나무들이 시내 곳곳에 깊이 뿌리 박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나무가 귀한 나라였다. 우리도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남미 국가들의 예를 본받아 나무를 사람처럼 아끼고 보존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세계 추세가 ‘그린(green)’이다. 멀리서 찾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나무를 지키는 것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친환경적인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나아가 나무 보존과 육성을 위한 환경제품 개발에 힘쓴다면 수출증대 효과도 가져오고 ‘수출 한국’의 위상도 높일 수 있다.

박강욱 코트라 부에노스아이레스무역관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