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달 29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4년 기업환경평가에서 세계 189개국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G20 국가중에선 단연 1위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순위다. 우리보다 순위가 앞선 국가는 싱가포르, 뉴질랜드, 홍콩, 덴마크 등 인구나 면적이 작은 강소국가 뿐이고 미국(7위), 일본(29위), 중국(90위) 등 주요 경쟁국은 우리보다 뒤처진 성적표를 받았다.
이처럼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은 그동안 조세ㆍ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의 기업환경평가 순위는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2007년 30위에서 2010년 16위, 2012년 8위, 작년 7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평가에서도 우리는 총 10개부문 가운데 창업과 소액투자자 보호 등 5개 부문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상승한 가운데 전기공급·통상행정·퇴출 부문 등에선 최상위를 기록했다. 조세정책도 후한 점수를 얻었다.
고무적인 결과임은 분명하지만 세계은행의 평가를 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기업인도 많다고 한다. 세계은행의 평가는 각 나라가 기업활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제도와 인프라 여부만을 평가한다. 입지나 노동, 환경 등 관련 규제는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지수와 괴리와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현실과 이번 평가의 괴리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 때문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엔저(低)와 강(强)달러라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ITㆍ중공업ㆍ자동차산업 등도 기술력을 키운 중국과 엔저를 내건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라는 뇌관이 있어 일본처럼 양적완화에 나서기도,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분명한 것은 새로운 환경, 변화하는 경제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중국 고서에 전승불복(戰勝不復)이라는 말이 있다. 전쟁에서 거둔 승리는 반복되지 않는다는 말로 인생사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의미다. 국내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한강의 기적으로 일어서 세계무대를 호령해온 우리가 영원한 승자일 수는 없다.
인허가 절차를 비롯한 각종 규제의 완화와 조세지원을 기업이 체감하려면 기업 스스로 그동안의 낡고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계속 혁신해 나가야 한다. 불모의 땅에서 경제를 일으킨 기업가 정신도 새로이 무장해야 한다. 일찍이 손무는 손자병법을 통해 전승불복의 해법으로 응형무궁(應形無窮)을 제시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끊임없이 변해야만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경제의 재도약 발판을 만들어내야 한다. 세계은행의 발표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규제개혁과 제도개선을 통해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 정치권도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세계 경제의 파고에 휩쓸릴지 모를 한국경제호를 구하는데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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