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리기사 및 법인 10명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 입건
실제 랜섬웨어 공격 받은 기업에 수리비 부풀려 가로채기도
“지속적 공격 대상 될 수 있어…협상하기보다 즉시 신고해야”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컴퓨터를 암호화해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랜섬웨어’를 이용해 고객을 속이고 3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컴퓨터 수리기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 혐의로 컴퓨터 수리기사 9명 및 법인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중 범행의 정도가 중하고 도주 우려가 있는 A(43) 씨, B(44) 씨는 구속됐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50여명의 수리기사를 두고 있는 컴퓨터 수리업체 소속으로, 데이터 복구나 수리를 위해 업체를 찾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랜섬웨어를 제작하거나 유포해 40개 업체 등으로부터 약 3억62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랜섬웨어는 시스템 내부 문서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드는 악성코드로 범죄자들이 해독 프로그램 제공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공갈 범죄를 저지르는 데 주로 사용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성능 저하 등의 문제로 수리를 의뢰 받은 컴퓨터에 자체 제작한 랜섬웨어를 감염시켰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말께 문서·이미지 등 파일을 ‘.enc’ 확장자로 암호화시키는 랜섬웨어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원격 침입 악성코드를 이용해 고객의 컴퓨터에 감염시키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지난 1~2월 출장 수리를 요청한 20개 업체의 컴퓨터에 원격 침입 악성코드를 설치해 자체 제작한 랜섬웨어를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암호화 된 컴퓨터 파일들을 해커의 범행이라고 속인 이들은 4개 업체에게 3260만원을 받아냈다.
특히 이들은 원격으로 피해자들의 저장 데이터와 접속 기록 등을 살피면서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는 등 랜섬웨어로 공격할 시기를 결정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랜섬웨어 범행은 해외 해커 소행인 경우가 다수인데 이번 사건은 국내 컴퓨터 수리 기사들이 자체 제작한 랜섬웨어를 유포한 사안”이라며 “원격으로 랜섬웨어에 감염 시킨 국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실제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기업을 상대로 복구비를 부풀려 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해커들이 보낸 협상 이메일을 조작, 요구한 비트코인을 늘리는 방식으로 17개 업체에 2억5300만원을 편취했다.
또한 랜섬웨어 복구나 수리명목으로 컴퓨터를 맡긴 3개 업체의 PC에 해커의 짓이라며 일부러 랜섬웨어를 감염시킨 뒤 추가로 수리비 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접촉 불량이나 일반적인 고장임에도 랜섬웨어라고 속여 4개 업체에게 3700만원을 취득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해커의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피해업체의 신고를 접수하고 해커를 뒤쫓던 중 이들의 범죄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랜섬웨어 및 원격 침입 악성코드 24개를 모두 압수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피해 사실조차 모르던 39개 피해업체를 찾아내고 이중 3곳의 파일을 복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랜섬웨어 범행을 예방하기 위해 PC 보안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몸값을 지불하는 경우 지속적인 공격 대상이 될수 있는 만큼 협상을 하기보다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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