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등 자본주의 모순에 대한 비판은 이미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시스템 변화 등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21세기 자본’‘자본과 이데올로기’ 등 묵직한 저서를 통해 자본주의 불평등 구조를 밝히는 데 힘써온 토마 피케티가 이번엔 좀 더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주의 체제가 필요하다고 명시한 것이다.
피케티는 2016년부터 2021년 4월까지 르몽드에 매달 기고한 글을 모은 ‘사회주의 시급하다’(은행나무)에서 무엇보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사회의 모습을 분명히 지칭할 수 있는 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본주의를 극복할 새로운 체제로, ‘참여사회주의’를 제안한다. 그에 따르면, 참여사회주의는 참여적이고 지방분권화된, 연방제 방식, 민주적이고, 환경친화적이고 다양한 문화가 존중되며 여성 존중의 사상을 포함한다.
참여사회주의에 대한 구상은 지난해 국내 출간한 ‘자본과 이데올로기’에도 들어있는데, 피케티는 사회주의라는 죽은 용어를 꺼내 든 데 대해,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할 경제체제를 일컫는 말로 사회주의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체계적인 학문 연구라기보다 현실의 삶과 시사문제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한 글을 모은 것이다.
피케티는 하위 50%자산에 속하는 이들의 자산은 19세기 이래로 나아진게 없다며, 권력 배분 개선과 소유권이 잘 순환되도록 하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가령 기업체 내에서 권력이 잘 분배되려면 20세기 독일과 스웨덴에서 성공한 노동자 혹은 직원들이 권력을 공유하는 공동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이 기업 이사회의 의석을 최대한 절반까지 차지하도록 한다. 저자는 독일과 스웨덴의 공동경영 체제에 대한 토의가 프랑스에서 약 10여년 전부터 다시 시도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전세계에 일반화될 때라고 강조한다.
특히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의 기업들에선 단일 최대 주주가 행사하는 표결권 비중에 상한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한 세금체계와 상속체계 변화도 제안한다. 권력배분의 개선 뿐 아니라 소유권 자체가 더욱 잘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기본소득 개념인 모든 국민에게 ‘최소 자산’을 지급하는 제도 도입도 제안한다. 프랑스의 경우 평균자산규모의 60% 정도인 12만 유로 수준의 액수를 25세가 되는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국가소득의 5%가량 되는 예산이 필요한데 여러 세수를 합치면 충분히 조달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자산과 상속세에 대한 누진세, 소득, 사회보장제도 분납금, 탄소세에 대해 통합누진세 체계를 도입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피케티가 불평등 감소와 권력 및 소유권의 순환과 함께 강조하는 것은 경제지표의 재정의다. 국가 총생산이라는 지표는 국가소득 개념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사회주의 가치에는 여성주의와 다문화도 포함된다.
피케티는 이는 이미 20세기에 사회보장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축적된 것이라며, 각 나라의 실정에 맞게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게 핖요하다고 강조하며, 토론의 문을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피케티의 사회주의 시급하다/토마 피케티 지음, 이민주 옮김/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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