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오늘은 어디 있지?” 요즘 중국인들의 인사말이다. 중국 포털에 매일 코끼리의 현재 위치, 잠자는 모습, 진흙목욕 동영상 등이 올라온다. ‘초귀요미’ 아기 코끼리의 앙증맞은 모습은 단연 인기다.
2020년 3월부터 16마리의 야생 아시아코끼리가 윈난성 최남단 시솽반나(西雙版納)국가급 자연보호구에서 북행을 시작, 15개월 동안 약 500km를 이동, 지난 6월 초 윈난성 쿤밍시에 입성했다.
이동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은 없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을 원인으로 본다. 중국 야생 코끼리는 1980년대 170여마리이던 것이 현재 300여마리로 늘었다. 개체 수가 늘었지만 열대우림의 울창한 나무가 햇빛을 차단, 코끼리가 좋아하는 양질의 풀이 해마다 줄고 있다. 여기에 인간들의 생업 수단인 고무나무와 차 밭이 코끼리 영역을 9.67% 깎아먹었다.
코끼리의 입맛도 변했다. 코끼리가 인간이 재배한 옥수수, 파인애플, 파초, 종려나무 잎 등에 익숙해져 이제는 포기할 수 없는 먹거리가 됐다는 것. 코끼리는 낮엔 밀림에서 휴식을 취하다 주변이 완전히 어둠에 잠기는 오후 8시부터 농작물을 먹어 치운다고 한다. 그리고 동 트기 전 다시 숲으로 돌아가 숨는다.
사람과 코끼리 충돌로 인한 경제 손실은 2010년 437만위안(약 7억6400만원), 2017년에는 1253만위안(약 21억9000만원)으로 급증했다.
2019년 윈난성에서 야생코끼리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수시로 앱을 통해 코끼리 위치를 점검하지만 충돌은 불가역적인 듯하다.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파편화된 자연보호구역의 통로를 이어 코끼리 영역을 넓히자’는 의견과 함께 ‘경제성이 떨어지는 고무나무와 차 밭을 걷어내고 열대우림으로 복원하자’는 의견이다.
중국은 코끼리 이동을 이슈화하며, 자연보호 역량과 노력을 대외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다행히 코끼리가 조금씩 남하하고 있다고 한다. 먹이가 없는 동지쯤이면 완전히 남쪽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과 코끼리의 충돌은 출구가 보인다. 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충돌은 긴장을 더해간다. 홍콩 이야기다.
30일로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1년을 맞았다. 홍콩 시민의 엑소더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2019년 홍콩민주화 시위 이후 국외 망명을 신청한 홍콩인이 470명에 달한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홍콩 당국의 자산 동결로 자금이 막힌 빈과일보는 지난 24일 폐간했다. 영화도 보안법을 적용 검열한다고 한다.
영국 가디언 인터넷신문에 따르면 지난 6월 4일 ‘1989년 천안문 시위’ 희생자를 위한 빅토리아파크의 추모집회는 수천명의 공무원을 동원해 봉쇄했고, 시위도 7000여명의 경찰이 막았다. 그래도 미국영사관 각 창문에 추모촛불이 켜졌다고 한다. 집회 불허의 명분은 코로나19 차단이다. 하지만 한 달 넘게 감염자는 없었다.
지난 28일자 한국의 한 신문은 시진핑 주석이 중난하이에 있는 마오쩌둥의 옛 집무실 펑쩌위안(豊澤園) 방문 사진을 실었다. 배경에는 항공기 내에서 영어 공부하는 마오쩌둥 사진이 걸려 있다. 세계와 소통하기 위해 영어 공부하는 마오쩌둥의 노력이 부각되려면, 먼저 중국 국민과 소통하는 중국 지도부가 돼야 하지 않을까. 홍콩 시민의 천안문 희생자 추모집회를 막는다고 해서 흔적마저 지울 수는 없다. 그 희생자들은 끊임없이 삶도, 죽음도 아닌 유령으로 돌아올 테니 말이다.
kn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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