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도인으로 돌변” 광고없는 유튜브 보려고 이렇게까지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하루에 2시간은 유튜브를 보는데 쓰는 A씨(29). 유튜브를 볼 때 만큼은 한국인이 아닌 ‘인도인’이다. 광고 없는 유료 멤버십 ‘유튜브 프리미엄’을 싸게 이용하기 위해 유튜브 계정이 활동하는 국가를 ‘인도’로 바꿨기 때문. A씨는 “앱 설치만 하면 만원짜리 유튜브 프리미엄을 몇백원에 이용할 수 있다”며 “요즘에는 인도 우회가 잘 안 될 때가 있어 더 저렴한 ‘아르헨티나’가 대세”라고 말했다.

유튜브에 콘텐츠 붙은 광고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잔머리’도 성행하고 있다. 인도, 아르헨티나 등 상대적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 가격이 싼 국가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하는 방식이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광고 없이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는 유료 멤버십이다. 한국에는 없는 가족 요금제까지 이용하면 부담은 몇 백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유튜브는 프리미엄 요금제 지역 제한과 관련된 서비스 약관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꼼수를 막을 뾰족한 방법도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때문에 잠깐 아르헨티나 사람 됐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국내 월 요금은 9500원(VAT 포함 시 1만 450원)이다. 광고 없이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고 음원 플랫폼인 유튜브 뮤직도 이용할 수 있지만,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은 월 요금이 국가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부담을 낮추고 있다.

예컨대, 아르헨티나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이 월 119페소로 한화 약 1400원 수준에 불과하다. VPN(Virtual Private Network, 가상사설망)을 이용해 IP를 변경하면 아르헨티나의 유튜브 프리미엄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다. VPN은 보안 솔루션 중의 하나다. VPN앱을 설치하면 시스템을 우회해 특정 국가에서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다른 국가에서도 이용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국내에는 없는 ‘가족 요금제’까지 이용하면 비용은 최저 200원대까지 낮아진다. 1개 계정을 동시에 이용할 사용자를 모은 뒤(최대 6명), 요금을 나눠 내는 방식이다. 포털 검색창에 ‘유튜브 프리미엄’만 쳐도 자동 완성으로 ‘유튜브 프리미엄 인도 우회’, ‘유튜브 프리미엄 아르헨티나 우회’가 뜰 정도로 유명한 방법이다.

유튜브는 약관에 국가 허위 표시, 유료 서비스 제한 우회 시도 시 계정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유튜브 측은 “유튜브는 최상의 사용자 경험을 위해 국가 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유튜브 프리미엄 시스템과 기기 요구 사항, 지역 제한과 관련된 서비스 약관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한국에도 나올까?

유튜브 콘텐츠의 광고에 대한 이용자의 거부감이 커지다보니, 유튜브는 프리미엄 요금제를 다양화하는 변화도 꾀하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빼고 가격도 낮추는 방식이다. 유튜뷰는 이 달 들어 일부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를 출시했다.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등 유럽 7개 국가에 시범 운영 중이다.

유트브 프리미엄은 광고 없는 동영상 재생 외에도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이용 ▷백그라운드 재생 ▷오프라인 재생을 위한 동영상 다운로드 등 기능이 제공된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는 유튜브 프리미엄 대비 가격을 40% 가량 낮추고, 광고 없는 동영상 재생 기능만 이용할 수 있게 한 요금제다.

유튜브 측은 현재로서는 테스트 중인 국가 외에 라이트 요금제 출시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에 출시된다면 약 6000원대에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