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령인 점 고려, ‘위로금 50억’ 전북도·익산시 안 수용

[헤럴드경제]암이 집단으로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주민들이 50억원의 위로금을 받고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2001년 암 집단 발병의 원인이 됐던 비료공장 건립 이후 20여년 만에 사안이 일단락됐다.

익산시는 "장점마을 주민에게 50억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체계적으로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한 민사조정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합의금은 마을 주민들이 애초 요구했던 157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주민들은 민사조정 과정에서 이를 80억원으로 낮췄으나 전북도와 익산시가 50억원 이상을 지급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여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주민들은 지난해 7월 손해배상 소송을 내 소송전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물밑에서 조정 절차를 이어왔다.

의료비 지원 범위는 비료공장으로 피해를 본 장점마을 모든 주민의 치료비 일체로 정리됐다.

이를 위해 익산시는 다음 달 안에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다만 이 조정안은 민사조정을 신청한 전체 주민 175명 중 찬성한 146명에게 우선 적용되며, 반대한 20여명은 현재의 소송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주민 대부분이 고령인 상황에서 수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소송 결과를 기다리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조정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조정안은 이르면 다음 주께 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 사건은 일단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비료공장이 건립된 뒤 21년, 암 집단 발병이 표면화한 지 4년여 만이다.

앞서 장점마을 주민들의 암 집단 발병이 알려진 뒤 환경부의 역학조사가 시작돼 발병 원인이 비료공장의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익산시 등 행정기관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아 사태를 키운 점이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되기도 했다.

장점마을에서는 인근에 비료공장이 생긴 후 주민 16명 가량이 각종 암으로 숨졌고, 여러 명이 투병 중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현행 규정 안에서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조정안을 마련했다"며 "주민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앞으로 다시는 이런 환경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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