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 가능
전화기 2대 모두 확보 못해, ‘윗선’ 규명 난항 예상
정영학 회계사 제출 녹취록 향후 수사 변수
이재명 지사는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이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측근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됐다. 최장 20일까지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검찰이 얼마나 적극적인 수사에 나설지가 관건이다.
서울중앙지법 이동희 판사는 3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유 전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피의자에 대한 구속 기한은 10일이고, 한차례 연장할 수 있다. 검찰로서는 이달 안에 유 전 본부장을 기소해야 한다.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검찰이 향후 20일 동안 얼마나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느냐가 이번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대장동 설계 ‘뒷배’ 있었나… 유동규 휴대전화 없이 ‘지시·공모자’ 밝혀야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압수수색 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수사팀과 20여분간 대치하다 창밖으로 휴대전화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화기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을 앞두고 스마트폰을 교체했다. 이 전화기도 검찰이 압수하지 않았다. 검찰이 수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도 한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행방을 묻는 질문에 ‘판매업자에게 맡겼다’고 진술했다. 다만 그 업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주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이번 수사를 총괄하는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는 아니다.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실무작업을 주도했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의 고교 후배로, 장관 취임 이후 검찰국장과 중앙지검장 등 요직에 발탁됐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하고 지난 1일 돌연 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체포됐다. 검찰은 일단 유 전 본부장이 사업 시행사인 화천대유 측에 유리한 수익구조를 설계한 동기가 무엇인지, 배당금 일부가 유 전 본부장 혹은 제3자에게 돌아간 정황이 있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김만배-유동규 녹취록, 구속 기간 수사 최대 변수 될 전망
검찰로서는 대장동 사업 배당금을 챙긴 ‘천화동인’ 5호 운영자인 정영학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최소한 이 기록에 담긴 정황은 모두 확인해야 한다. 특히 특검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부실수사를 할 경우 책임 추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정씨가 지난 27일 제출한 사진과 녹취파일 등 10여개를 분석 중이다. 정씨는 화천대유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당사자로, 특혜 의혹을 풀 수 있는 핵심 인물 중 한명으로 꼽혔다. 출자금 5581만원으로 644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이기도 하다. 정씨가 제출한 파일에는 화천대유 소유자 김만배 씨와 대장동 사업 설계자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참여한 대화 내역이 담겼고, 특히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에 10억원대 자금을 전달한 정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에는 성남의뜰 지분 6%를 소유한 천화동인 1~7호의 지분구성에 관한 언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대략적인 배당금 내역을 보면 ▷1호 1208억 ▷2호 101억 ▷3호 101억 ▷4호 1007억 ▷5호 644억 ▷6호 282억 ▷7호 121억 원이다. 2호는 김씨의 배우자, 3호는 누나 명의 업체로 알려졌다.
‘측근 논란’에 선긋기 나선 이재명 지사…“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
이 지사는 이날 경기지역 공약 발표 후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측근이라는 점을 부인했다. 이 지사는 “측근이냐, 아니냐는 더티한 논쟁”이라며 “시장 선거를 도와 준 건 맞다, 관광공사 사장 당시 영화 제작 예산 380억원을 요청했는데, 거부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것 때문에 그만뒀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도 “제 선거를 도왔고 성남도시개발공사 이전에 시설관리공단 직원관리 업무를 했을 뿐, 측근은 아니다”며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이 미어터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기인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냈다. 이듬해에는 공사 사장 직무를 대행했고, 2018~2021년 경기관광공사장을 맡았다. 유 전 본부장이 공사 기획본부장을 맡으면서 대장동 사업 주도권은 화천대유로 사실상 넘어갔다.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했을 때 시장직 인수위원회 도시건설분과 간사를 지냈다. 유 전 본부장이 맡았던 경기관광공사장은 이 지사와 중앙대 동문인 황교익 씨가 최근 내정 논란을 빚었던 자리이기도 하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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